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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모은 빈병 값 깎는 '갑질'

한인 많이 찾는 재활용 센터
무게 미심쩍어 따져물어도
어물쩍 넘기며 되레 큰소리
영수증 뺏어 찢는 등 횡포도

푼돈이라도 벌어보자고 빈병을 모아 파는 한인 노인 등을 상대로 '갑질'을 벌인 재활용 센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1일 LA한인타운 인근에 위치한 'V' 재활용 센터를 들른 이혜성씨는 억울한 일을 당했다. 다리가 불편해 최근 일까지 그만두게 된 이씨는 빈병을 팔아 얻는 소액이 그나마 가계에 큰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지난 두 달간 동네를 돌며 애지중지 모은 빈병 500여 개를 가져갔다. 행여 냄새가 날까 깨끗이 씻어 플라스틱 페트병, 우유통, 유리병, 캔 등을 5가지로 분류해 무게에 달았다.

문제는 무게가 조금씩 오차를 보이면서부터다. 이씨는 분명 저울을 봤을 때 빈병을 담는 플라스틱 바구니 무게를 제외하고 7.9파운드였지만 재활용 센터 직원은 7.3파운드가 찍힌 영수증을 줬다고 전했다. 이씨가 항의했지만 직원은 플라스틱 바구니 무게를 뺀 값이라고 소리를 높일 뿐이었다.

이씨는 "몇 번이고 플라스틱 바구니의 무게를 물어봤지만 직원은 알려주지 않았다"며 "말다툼이 심해지자 직원은 내가 쥐고 있던 영수증을 뺏어 찢어버리기까지 했다" 고 말했다.



이씨는 "직원은 무게를 한번 잴 때마다 나오는 영수증을 카운터에서 정산하라고 억지를 부렸다"며 "카운터까지 여러 번 걸음 하기 힘들어 한꺼번에 영수증을 받아가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화를 내며 손에 있던 영수증 3장을 가로채 다 찢어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이씨가 가져간 빈병들은 40달러치가 넘었지만 결국 15달러밖에 받지 못했다.

이씨는 "재활용 센터를 찾는 많은 한인분들이 나처럼 저소득층이나 시니어들"이라며 "수개월 동안 애써 수백 개의 병을 모아도 받는 돈은 고작 40~50달러다. 힘없는 약자들을 상대로 계속 횡포를 부릴까봐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V' 재활용센터 규정 기준 1파운드당 알루미늄 캔은 1.6달러, 플라스틱 페트병은 1.28달러, 일반 플라스틱은 0.32달러, 유리병은 0.1달러, P.V.C 파이프는 0.48달러 정도다. 캔은 26개를 모아야 겨우 1.6달러를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페트병 뚜껑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은 1파운드 기준 0.58달러, 택배봉투 등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은 2.04달러다. 재활용 무게당 가격은 업소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거의 비슷하다.

이씨가 V 업체에서 받지못한 25달러를 유리병으로 환산하면 무려 250파운드 분량에 달한다.

타인종이 운영하는 'V' 재활용 센터는 큰 규모로 한인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재활용 센터 측에 따르면 하루 평균 이용객 400여 명 중 100여 명이 한인이다. 그 중 50~60대 한인 여성이 주 이용객이라고 센터는 전했다.

지난 5년간 재활용 수거를 해왔다는 70대 공형택씨는 두 달마다 타운 9가와 킹슬리 인근에 재활용 트럭에 폐품을 가져다 낸다.

공씨는 "캔이 돈이 많이 되지만 모으기 쉬운 플라스틱 물병을 주로 가져간다"며 "택배박스로 3~4박스 가득 채우면 많게는 50달러까지 받는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용돈으로 잘 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재활용 수거 차량을 찾는 대부분이 나이 드시거나 삶이 어려운 노약자분들"이라고 전했다.

한인타운 인근에는 'V' 재활용센터를 포함해, '스타', 'G&P', '템플', '뉴잉글랜드' 5곳의 재활용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 밖에도 타운 내에는 재활용 수거 차량이나 자택에서 개인적으로 운영되는 재활용 사업체들이 위치하고 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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