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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날아 흩어지면서 동시다발 확산

[LA중앙일보] 발행 2019/11/01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9/10/31 20:51

이슈기획: 캘리포니아 산불

최근 캘리포니아 주가 동시다발적으로 10개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비상이다. 지난달 28일 산에서 시작된 화재가 게티센터 인근 405번 고속도로 근처까지 번지면서 프리웨이 차들을 위협하고 있다.  [연합]

최근 캘리포니아 주가 동시다발적으로 10개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비상이다. 지난달 28일 산에서 시작된 화재가 게티센터 인근 405번 고속도로 근처까지 번지면서 프리웨이 차들을 위협하고 있다. [연합]

차가운 해류ㆍ연안용승으로 건조한 캘리포니아
산 넘는 바람 병목현상으로 강한 바람 몰아쳐

사냥한 뱀 전선에 걸려 감전사로 산불 유발도
물ㆍ모래 섞은 ‘워터 슬러리’ 냉각ㆍ질식 소화

세쿼이아 나무 산불이 일어나야 발아ㆍ번식
미 서부지역 산불 일어나도 놔두는 ‘렛잇번’


산은 흙덩어리가 아니다. 산은 장기간 쌓인 낙엽, 가지 등 퇴적층이 겹겹이 올려진 사실상 거대한 연소물질 덩어리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가 여기 저기서 대형 산불에 시달리고 있다. 산 속의 모든 것, 숲을 이루는 모든 것은 불에 너무나도 취약하다. 작은 불똥 하나가 바람과 만나면 거대한 숲과 산은 삽시간에 잿더미가 된다. 산불을 알아본다.

'30의 법칙'

캘리포니아처럼 지중해성 기후인 곳에서는 30의 법칙이라 하여 섭씨 온도 30도(화씨 86도) 이상, 습도 30% 이하, 풍속 30km(18마일)/h 이상일 경우, 산불 위험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본다.

산불 발생 원인

자연적 원인이 대부분이다. 매우 건조한 날씨로 나무들끼리 마찰열이 생기는 와중에 정전기가 생겨 불씨를 끌어 당기는 형태다. 여기에 강풍까지 동반되면 엄청나게 커져 버리는 것이다.

야생동물이 전선이나 산에 설치된 전자기구 등을 건드리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2015년 뱀을 사냥한 매가 날아가다 전선에 뱀이 걸리면서 감전사, 몸에 붙은 불씨가 산불을 일으킨 사건도 있었다. 이번 게티파이어의 경우, 전선에 부딪힌 나뭇가지가 스파크를 일으키며 발화했다.

산불을 유도하는 식물도 있다. 이런 식물은 불이 잘 붙는 정유가 있으며, 일부러 불을 낸 뒤 씨앗만 남기거나 잡목들을 불태우고 혼자 살아남곤 한다. 이런 숲들은 생태계 자체가 산불에 특화되어 산불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인위적으로 막으면 오히려 연료가 축적되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 된다. 이 밖에 인간의 방화, 실화로 인한 산불도 있다.

캘리포니아는 왜 대형산불

캘리포니아 주는 매년 대형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크게 보면 4가지다. ▶캘리포니아 해류 ▶연안용승(沿岸湧昇) ▶비그늘 ▶병목 현상 등이다. 이 요인들이 캘리포니아를 건조하게 해서 작은 불씨로도 산불이 크게 번지게 작용하고 있다.

우선, 전 세계 수온 지도를 보면, 유독 캘리포니아 앞바다의 수온이 낮을 것을 알 수 있다. 수온이 낮기 때문에 대류가 억제돼 비구름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미 서부 해안에서는 차가운 캘리포니아 해류가 북극에서 흐르고 있다. 수온이 낮기 때문에 대류 현상이 없어서 비가 잘 내리지 않는다. 바다 바로 옆임에도 불구하고 강수량 또한 매우 적다.

수온을 낮추는 요인이 더 있다. 연안용승이다. 이는 해안선과 평행하게 바람이 불 때, 북반구에서 해안선에 직각 방향으로 에크만 수송(에크만 나선)이 일어난다.

이에 따라 해안 쪽에서 이동한 해수를 보충하기 위해 심층으로부터 찬물이 올라오게 되는 현상이다. 가뜩이나 캘리포니아 해류가 한류여서 이미 수온이 낮은데 연안용승까지 발생하면서 수온 하강이 가속되면서 물이 더 차가워진다. 이로 인해 낮은 수온으로 대류 활동이 억제되고, 캘리포니아는 건조해진다. 다음은 비그늘(rain shadow)이다. 이는 산맥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의 반대편 사면에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한 지역을 말한다. 캘리포니아 동부에는 높은 산맥들이 있다. 편서풍이 산맥을 만나 산을 넘는 과정에서 비그늘 현상이 나타나서 더욱더 건조해진다. 가뜩이나 서쪽에 있는 태평양 수온도 낮아서 대류도 없고 구름도 없어, 뜨거운 태양에 대기가 안정돼 사막이 만들어진다. 전세계에서 가장 덥다는 데스밸리가 만들어지는 이유다. 또, 공기가 산을 만나면서 병목현상이 일어나 풍속이 강해지는데, 캘리포니아 역시 병목현상이 발생하면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분다. 샌타애나 바람이 그것이다.

요약하면, 차가운 캘리포니아 해류로 인해 수온이 낮은데 연안 용승으로 인해 수온이 더 낮아져 대류가 억제되어 비도 안 오고 건조한 상태에서 편서풍이 불어 비 그늘 현상까지 가세하면 산맥 부분은 매우 고온 건조해서 산불 일촉즉발 상태가 된다. 여기에 작은 불씨로 인해 산불이 나면 산을 넘는 공기가 병목현상으로 인해 강풍이 발생하고 산불은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산불화재의 종류

▶수관화(樹冠火·Crown Fire)= 나무의 잎과 가지가 타는 불. 나무의 윗부분(수관)에 불이 붙어 연속해서 번지는 것이다. 지표화로부터 발생하여 수간에서 수관으로 강한 불기운으로 퍼져 가는 위험한 불이며, 산불 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준다. 일반적으로 산 정상을 향해 바람을 타고 올라가며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V자 패턴을 그린다. 일반적으로 활엽수보다 침엽수림에서 발생한다.

▶수간화(樹幹火·Stem Fire)= 나무 줄기가 타는 불로서 지표화로부터 연소하는 경우가 많다. 나무 줄기부분의 높이에 있는 나무덤불, 잘라진 간벌(間伐: 일정간격을 두고 베어내는) 나무 등에서 발생하기 쉽다. 줄기가 마치 관처럼 둘러싸인 공동(空洞)을 형성하면 굴뚝효과가 발생하여 화재의 성장과 전파가 더 빠르다.

▶지표화(地表火·Surface Fire)= 산불 중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화재로서 지표면에 축적된 낙엽, 잔가지, 고사목 등의 연료를 태우며 확산한다. 초기단계의 불로 가장 흔하게 일어나며 지표화가 어린 나무의 숲에서 발생하면 반드시 수관화를 유발시켜 전멸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원형으로 전파되어 나간다. 하지만,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편향적인 타원 형태로 전파되어 나간다.

▶비산화(飛散火·Spotting fire)= 불의 화두 부분에서 대류 열로 인하여 상승기류가 발생, 불똥이 날아가 번져가게 되는 불이다. 연소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진화가 매우 어렵다. 비산화에 의해 방화선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먼 지역까지 화재가 확대되고, 이로 인해 소방관이나 진화팀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소방학계에서는 보통 불씨가 50~70m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본다. 요즘 캘리포니아의 동시다발적인 산불은 이 비산화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지중화(地中火·Underground fire)= 지표화로부터 시작되어 주로 낙엽층 아래의 부식층에 축적된 유기물들을 태우며 확산하는 산불이다. 확산속도가 느리지만, 화염이나 연기가 적어서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진화하기가 매우 어려운 산불 형태다. 연소 속도가 시간당 4~5km로 지속적이고 느리게 타는 화재다.

소방 헬리콥터

한 번에 쏟아붓는 물의 양은 4톤에서 9톤까지다. 소방헬기는 직접 진화가 아닌 방화선을 구축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소방헬기는 실제로 물을 불에다가 직접 뿌리지 않는다. 이미 타버린 곳에다가 물을 뿌리는 것은 효용도 적을뿐더러 오히려 위에서 내리붓는 물에 의해 불씨를 튀게 하여 더욱 불을 번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화 방법

기본적으로 Class A foam 소화약제를 사용한다. 첨가제로는 증점제, 침투제, 적색안료가 있다. ▶증점제는 소화 헬리콥터에서 낙하 시 물 입자가 흩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나뭇가지나 나무에 잘 부착될 수 있도록 돕는 첨가제다. ▶침투제는 제1인산암모늄을 고무풀과 3종분말로 반응하여 소화활동을 돕는 첨가제다. ▶적색안료는 색을 입혀서 약제를 균일하게 뿌리기 위한 것이다. 산불화재시 붉은색 액체를 뿌려 소화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첨가제를 넣은 것이다. ▶물과 모래를 혼합한 특수 소화약제 '워터 슬러리(water slurry)'라는 것도 있다. 화점에 뿌리는 것으로 뿌린 후에 남은 고체가 공기차단 효과를 발휘해 물에 의한 냉각 소화와 질식 소화를 동시에 발휘한다.

산불의 역설

자연적으로 산불이 일어난 숲이 그렇지 않은 숲보다 생물학적 다양성이 풍부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즉 자연적인 산불은 오히려 산림에 좋다는 이론. 풀어보면, 한 지역에서 나무의 수가 일정 선을 넘어서면 자연히 해당지역의 토질이나 기후에 가장 어울리는 나무 몇 종류만 남고, 그 나무들도 지나치게 밀집하게 자리 잡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 한정된 나무와 연관된 동식물만으로 생물의 종이 한정되는 한편, 지나친 밀식(密植)으로 인해 토질의 비옥도가 낮아지게 된다.

이때 자연적인 산불이 일어나서 일종의 '간벌'을 해주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수풀들이 자라나야 하므로 보다 다양한 종의 나무들이 자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며 나무에 집중되어 있던 영양분도 토양으로 돌아가서 비옥도를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 서부의 국립공원은 산불이 일어나도 일정 수준까지는 놔두는, 이른바 '렛잇번(let it burn)' 방침을 지킨다. 세쿼이아 나무의 경우 산불이 일어나야 생태계가 유지된다. 매일같이 안개비가 내리는 지역에 있는 이 엄청난 크기의 나무는 어지간한 불로는 죽지 않으며, 고온에서 발아하도록 되어 있어 오히려 산불이 일어나야 번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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