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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전쟁 진실 숨기고 국민 속였다"

[LA중앙일보] 발행 2019/12/10 미주판 13면 기사입력 2019/12/09 19:39

WP, 정부 기밀 문서 폭로
"우리 임무가 뭔지도 몰라"
전쟁 관여 고위 관료 고백

정부 고위 관료들이 미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를 숨기고 국민들에게는 장밋빛 거짓 발표를 해왔다는 기밀 문건이 폭로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정보공개법(FOIA)을 근거로 3년여 법정 싸움을 벌인 끝에 입수한 아프간 전쟁 관련 정부의 기밀 문건 내용을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아프간 전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장군과 외교관, 구호단체 활동가, 아프간 당국자 등 400여명의 인터뷰가 포함돼 있는데 이들의 입에서 미국이 아프간 전쟁에 거의 20년 가까이 휘말려 있으면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기밀 문서 속 인터뷰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프간 전쟁 고문 역할을 했던 3성 장군 더글러스 루트는 "우리는 아프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없었다.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며 "우리의 임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013년~2017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했다.

그는 또 아프간 전쟁에서의 미군 희생은 의회, 국방부, 국무부의 관료주의 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WP에 따르면 아프간 전쟁이 시작된 2001년 이후 77만5000명이 넘는 미군이 아프간에 배치됐다. 이 중 2300명이 사망했고 20만589명이 부상을 입었다.

비공개 발언을 전제로 인터뷰에 참여한 관리들은 전쟁 전략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으며, 미국은 아프간을 현대 국가로 개조하려고 엄청난 돈을 낭비했다고 인정했다.

정부는 아프간전에 얼마를 썼는지 포괄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에서 일했던 해군 특전단 소속 제프리 에거스는 "1조달러를 들여 우리가 얻은 게 무엇인가? 1조달러의 가치가 있었나?"라고 반문하면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이후, 우리가 아프간에서 얼마를 썼는지를 생각하면 오사마는 무덤에서 웃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터뷰 내용은 아프간 전쟁이 벌일 가치가 있다던 대통령, 군 지휘관, 외교관들의 그간 발언과 모순된다고 WP는 지적했다.

의회는 아프간전 지출 등을 감독하기 위해 2008년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을 만들었고 존 소프코 감사관은 아프간 전쟁을 진단 평가하기 위해 '교훈(Lessons Learned)'이라는 이름의 1100만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감사관실은 대중이 봐야할 내용이 아니라며 WP의 정보공개 요청을 거부했으나 법정 판결로 결국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한 428명의 인터뷰를 포함 2000쪽 이상의 비공개 노트를 넘겨줬다.

소프코 감사관은 WP에 "이 문서들은 정부가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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