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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바쁘고 행복한데…왜 나만 우울할까"

[LA중앙일보] 발행 2019/12/10 미주판 6면 기사입력 2019/12/09 19:44

연말 연초 주의 사항 (2)할러데이 블루스

화려하고 북적이는 분위기 뒷면에
외로움ㆍ상대적 박탈감ㆍ가족 생각

잦은 모임 속 인사치레ㆍ'가면 웃음'
괜히 피곤하고 짜증, 무기력감마저

즐거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음주 자제ㆍ타인과 나 비교하지 말기


누구나 밝은 웃음을 지어야 한다. 누구나 행복해 보여야 한다. 하지만, '~해야 한다'는 당위(當爲)적 명제가 사실 스트레스의 근원이다. 이맘때 한 달여 정도를 '가면 무도회'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사람의 감성이 매일 즐거울 수는 없다. 그런데 어디를 가도 북적이고 화려한 치장으로 반짝이는 연말 연초의 분위기는 '억지 행복'을 강요하는 측면이 있다. 특히 요즘에는 그 수위가 더 높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미디어는 온통 행복이다. 그 건너편 골은 더 깊어진다. 우울감, 상대적 박탈감. 미국심리학회(APA)는 이를 '할러데이 블루스(holiday blues)'라고 규정한다. 일명 '연말 연초 우울증'. 심리학회는 지난 2011년부터 이를 정식 심리학 용어로 채택했다.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크리스마스, 새해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우울감이 엄습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할러데이 블루스의 요인과 대처 방안 등을 알아본다.



부부간 갈등

가족간 가장 행복한 시기가 돼야 할 할러데이가 구성원 간의 불화로 최악의 시기가 되기도 한다. 남편의 잦은 모임(음주)ㆍ늦은 귀가, 아내의 잦은 쇼핑, 또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로 인한 다툼이 잦을 수 있다. 결국, 아이들을 포함한 전 가족의 모임이나 식사 자리는 심드렁하게 흐를 수 있다. 아니, 오히려 큰 다툼이나 갈등의 도화선이 되는 경우도 많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모든 가족 구성원이 '연말 연초는 무엇보다 가족이 우선'이라는 마음을 다져야 한다. 이게 깨지는 순간, 각종 우울증이 곳곳으로 번져간다.

직장인 스트레스

한국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최신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큰 스트레스는 '한 해 동안 성취한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한 허무감(28.8%)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어려운 경제상황과 직장의 실적악화(20.8%)'가 차지했고, '잦은 술자리와 모임(14.7%)' '과다 지출로 인한 금전적 부담감(12.2%)'이 각각 3위와 4위에 자리했다. 또, '들뜬 분위기 속에서 상대적인 소외감과 박탈감(9.4%)' '새해에는 변화해야 한다는 중압감(8%)' 등이었다.

연말 스트레스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는 '직장상사(47.8%)'가 꼽혔다. 2위는 '가족, 친척(26.2%)'. 3위인 '직장동료(18%)'와 1위를 합치면 절반 이상(65.8%)이 회사 사람이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주는 인물들과 직장 송년모임을 함께해야 한다는 것은 속된 말로 '죽음'인 셈이다. 따라서 '매일 보는 사이에 연말 모임은 꼭 필요하지 않다(61.5%)'는 답이 많았다.

직장 송년모임에서 구체적 스트레스 내용을 보면 '모임 자체가 스트레스(30%)' '술을 강제적으로 권하는 분위기(17.1%)' '장기자랑 등의 프로그램(14.1%)' '한 해의 업무 성과 이야기(13.3%)' '금요일로 잡힌 회식 날짜(13%)' '술이 들어가면 시작되는 직장 상사의 훈계(12.4%)' 등이었다.

독거노인ㆍ싱글족ㆍ유학생

일단 '혼자'라는 어감에서 쓸쓸함을 동반한다. 연말 연초하면 으레 가족이 떠오르는 상황. 그러나 혼자 남은 이들에게 동반자는 없다. 특히 배우자를 떠나 보낸 독거노인들에게 남겨진 것은 극심한 외로움과 소외감이다. 이런저런 위로행사가 열리기도 하지만 가족의 따뜻함을 메우기에는 부족하다.

노년기 남성 중에는 배우자를 잃거나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경우,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의학계는 말한다.

계절성 우울증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12월이 되어 햇볕을 쬐는 시간이 짧아지면 우울증 환자도 부쩍 늘어난다. 이 우울증은 다른 우울병과 증세는 비슷하지만 태양열의 감소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차이가 크게 난다.

인간의 감정은 외부에서 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몸 내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뿐만 아니라 기후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12월은 짧은 일조량과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와 송년맞이 등으로 즐거워야 된다는 압박감이 외로운 이들을 더욱 우울하게 한다.

상대적 박탈감

소셜미디어가 연말 우울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유명한 식당, 값비싼 선물 사진 등을 보면서 '나는 못 해봤다'고 비교하다가 우울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남들은 다 행복하고 즐거운 데 나만 왜…'라는 푸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여성에게 이런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미 심리학회에 따르면 연말이 되면 여성 5명 중 2명(44%)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남성은 3명 중 1명(31%)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극복 방법

연말 우울증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모임에 참석하다 보면 나만의 시간이 없어지게 되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시간이 늘어나 우울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모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필요한 모임만 참석하라고 조언한다. 2년에 한 번 꼴 참석도 좋다.

숙취는 건강상 이유보다도 우울감으로 인한 폐해가 크다. 따라서 몸과 정신이 망가지는 과음은 피해야 한다.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려고 술을 마시거나 돈을 쓰게 되면, 나중에 다시 후회하게 되고 또 그 기분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뿐이다.

연말 연초 우울증을 피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모임의 우선순위를 정해 필요한 모임만 참석할 것 ▶연말이 반드시 특별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것 ▶스케줄 표 또는 지출 목록을 만들어 규모 있게 생활 ▶허황된 계획을 세우지 말 것 ▶휴가 때 가급적 스마트폰을 꺼둘 것 ▶나를 위한 일(독서, 여행 등)에 푹 빠져볼 것 등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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