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트럼프 당선될 일 없지?" "절대로. 우리가 막을거야" 감찰관 보고서 지난주 공개…정가 '뒤숭숭'

FBI의 정치 공작

조작된 X파일 토대로 FBI서 트럼프 캠프 사찰

"트럼프가 당선될 일은 절대 없겠지?"

-FBI 변호사 리사 페이지.

"아니. 그럴 일은 없을거야. 우리가 그런 일이 없도록 막아야지."

-FBI 수사관 피터 스트럭.



대선 레이스가 한창이던 2016년 8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캠페인의 러시아 내통 스캔들 수사를 담당했던 연방수사국(FBI) 리드 수사관 스트럭과 내연녀인 FBI 변호사 리사 페이지가 휴대폰을 통해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다.

지난주 감찰관 보고서를 통해 이들의 문자메시지는 물론, 당시 FBI의 공화당 대선후보 캠페인에 대한 사찰행위가 낱낱이 밝혀졌다.

보고서는 FBI가 2016년 7월부터 트럼프 캠프 외교 고문 카터 페이지를 상대로 어떻게 감청 영장을 신청했는지 상세히 기술했다. 434쪽에 달하는 보고서 내용은 충격적이다. USA투데이는 16일 "(트럼프가 주장한) 마녀사냥이 맞다"고 했고 보수논객 러시 림보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부패 스캔들"이라고 일갈했다.

먼저 오바마 전 정부 법무부 산하 FBI가 2016년에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캠프를 사찰(스파이)한 행위를 범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명백한 사실로 판명났다. 당선 이후에도 사찰이 계속됐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최근 NBC와 인터뷰에서 "명백한 스파이 행위다. 몰래 대화를 녹음하고 이메일도 뒤졌다. 도청행위를 했다. 무죄 증거(exculpatory evidence)가 나왔음에도 해외 감시법원에 제출하지 않고 사찰을 벌였다"고 못박았다. 보고서는 FBI가 17가지 절차상 중대실수를 범했다고 기록했다. 또 'X파일'이 감찰영장을 발부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명시했다.

X파일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이던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호텔에서 매춘부들과 외설적인 파티를 벌인 동영상을 러시아 당국이 입수했다는 내용의 문건이다. 당시 트럼프가 객실에서 매춘부들에게 침대에 소변을 누게 하는 이른바 '골든 샤워'를 시켰다는 증언 등이 담겨 있다. 영국의 전 MI6 요원 크리스토퍼 스틸이 문건 작성자라 미국에서는 '스틸 서류(Steele Dossier)'라고 부른다.

감찰관 보고서를 작성한 마이클 호로위츠 감찰관은 FBI 지도부가 "수사를 지휘하고 감독하는 과정에서 절차에 중대한 실수들이 나왔다"면서도 "이들이 수사하는데 개인적인 정치성향이 반영됐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며 정치적 동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호로위츠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다.

그러나 존 듀럼 연방검사는 호로위츠 보고서가 공개되자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캠프 러시아 내통 스캔들을 누가 조작했는지, 스캔들 진원지에 대한 범죄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우리는 감찰관 결론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이미 한달 전에 그에게 이같이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바 법무장관도 "실낱같은 의혹을 토대로 대통령 캠페인 사찰행위를 했다. 지난 수년 동안 주류언론도 허위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무책임한 보도행위로 일관한 것도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FBI의 트럼프 캠프 감청작전은 코드명 '크로스파이어 허리케인(Crossfire Hurricane).' 2016년 7월부터 FBI는 트럼프 캠프를 상대로 대대적인 감시 행위를 벌였다. 이 조사는 나중에 로버트 뮬러 특검조사로 오히려 더 확대됐다. 언론도 맞장구쳤다. 이렇게 트럼프 임기 내내 '러시아 스캔들'이 따라다녔다.

▶CIA 요청으로 러시아 접촉 페이지 '러시아 스파이' 누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민인 페이지는 중앙정보국(CIA)을 돕기 위해 러시아와 접촉한 경력이 있다. 미 정부를 위해 첩보활동을 펼친 애국적인 CIA 연락요원이었다.

오히려 그가 러시아 스파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시법원을 설득했다. 만약 CIA 경력을 첨부했다면 사찰신청은 그 자리에서 기각됐을 것이다.

세 차례(총 270일)에 걸쳐 사찰 연장신청 때마다 X파일 배후도 계속 숨겼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자금을 대서 스틸을 고용했고, 스틸이 X파일을 작성했다는 사실은 첨부하지 않았다.

그 결과 페이지는 근 1년 동안 FBI 사찰을 받았다. 바 법무장관은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X파일은 사기(sham)다. FBI는 이를 알면서도 법원에 믿을 수 있는 문건이라며 사찰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비판했다.

호로위츠 감찰관도 지난 11일 의회 청문회에서 "X파일이 감청영장을 발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했다. X파일이 없었다면 사찰도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는 허위문건으로 트럼프 캠프를 사찰했음을 의미한다.

의혹 투성이 보고서

'트럼프 당선 대비 보험' 음모

보고서에 따르면 FBI가 X파일을 토대로 페이지에 대한 사찰 영장을 하기로 결정한 날은 2016년 8월15일. 이날 FBI 요원 피터 스트럭과 리사 페이지가 앤디 맥케이브 당시 FBI 부국장을 찾아갔다.

스트럭은 같은 날 리사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물론 앤디(맥케이브 FBI 부국장)가 말했던 것처럼 트럼프가 당선될 일은 절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다. 40세 전에 차 사고로 사람이 죽을 확률이 있지 않냐. 보험을 들어놓아야 한다."

당시 FBI는 번번이 해외 감시법원으로부터 감청영장을 받는 데 실패했다. 제임스 코미 당시 FBI국장은 신청서에 X파일을 첨부했다. 영장이 발부됐다. '보험을 들어놓아야 한다'도 결국 X파일을 발동하라는 의미였다는 것이 대다수 정치분석가들의 중론이다.

일부 언론 논조, 확연히 달라져

3년 이상 "트럼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며 대형 스캔들이라고 떠들던 언론도 조금씩 달라지는 조짐이다.

대표적 좌성향 언론인 '인터셉트(The Intercept)'는 "지난 수년간 미국 미디어가 퍼뜨린 러시아 스캔들 기사들은 완전사기"라고 인정했다.

이어 "FBI가 거짓말과 무죄를 입증할 증거를 숨기고 한창 대선이 진행중일 때 시민을 상대로 스파이 행위를 한 것이 스캔들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스캔들이냐"고 반문했다.


원용석 기자 won.yongsuk@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