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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출구 안보이는 한인 교회 갈등…나침반교회 재투표 사태

교계 시스템 부재 드러내

브레아 지역 나침반교회가 결국 담임목사와 교인 간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12일 ‘교회 매각' 여부를 묻는 재투표를 진행한다. <본지 1월7일자 a-3면>

이번 사태는 갈등 해결에 취약한 한인 교계의 현실을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내분으로 인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교회 건물을 매각, 양측이 반반씩 나누자는 건 교계에 전례가 없을 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일이었다.

다소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첫 투표 당시 ‘비성경적’이라며 교회 매각에 반대했던 교인들은 오히려 지금은 “나눠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절반마저 챙기지 못할까 봐 두려운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외부로부터 제기되는 이유다.



반면, 신문에 글까지 기고하며 매각에 찬성했던 담임목사는 6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재투표에) 나는 수동적으로 참여만 할 뿐”이라며 되레 소극적인 자세다.

중차대한 투표가 불과 3개월 만에 두 번이나 진행되는 것도 이례적인데, 양측의 태세가 뒤바뀐 것은 각자 매각에 따라 철저히 이득을 따져본 결과일 테다.

재투표 사태는 사실상 예견됐었다. 소속 교단의 노회는 내분을 수습하겠다며 전권위원회를 구성, 나침반교회로 파견했지만 총회법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가 도중에 활동을 중단하는 파국을 맞았다.

담임목사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한 교인들은 교회 측의 명확한 해명을 듣지 못했고, 각종 의혹이 해소된 상황도 아니다. 어떠한 외부 기관이 교회 감사를 진행하는지도 모른다.

목사 측 역시 “문제가 없다”고만 할 뿐 갈등 해결의 단초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교인도, 목사도, 교단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셈이다.

이번 사태는 문제 발생 시 대처 방안의 부재, 재정 및 운영상의 시스템 부실 등 한인 교계가 안고 있는 각종 문제를 축약해 보여주는 사례다.

나침반교회 매각 투표는 마치 부부가 합의 이혼과 재산 분할에 도장을 찍을지 결정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차선이 분립이라면 가능한 투명하고 공정하게 갈라서는 모습이라도 보여주길 바란다. 다만, 그간의 과정을 보면 양측은 ‘최선’을 찾지 못한 게 아니라, 잡을 수가 없었다.

한인 교계에 또 하나의 오점이 남았다.


장열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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