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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가고 뭐해?"…운전대만 잡으면 분노 폭발

신년 캠페인: 이제는 달라져야 <14>난폭 운전
9일 LAPD 공개 영상에 공분
LA지역 '로드 레이지' 급증
때론 피해자, 때론 가해자로

운전중 사소한 감정 싸움이 자칫 큰 화를 부르기도 한다. 사진은 2018년 7월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유명한 로드 레이지 사건이다. 신호를 기다리던 앞, 뒤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들 간에 흉기를 이용한 폭력사건으로 번져 연루된 여성 두 명이 기소됐다. [사진 유튜브캡처]

운전중 사소한 감정 싸움이 자칫 큰 화를 부르기도 한다. 사진은 2018년 7월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유명한 로드 레이지 사건이다. 신호를 기다리던 앞, 뒤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들 간에 흉기를 이용한 폭력사건으로 번져 연루된 여성 두 명이 기소됐다. [사진 유튜브캡처]





지난 9일 LA경찰국(LAPD)이 공개한 ‘로드 레이지(road rage·분노에 의한 난폭 운전)’ 관련 영상이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위 동영상 참조·lapd 제공>

사건은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9시 30분에 발생했다. 영상은 밴나이스 지역 빅토리 불러바드와 우드먼 애비뉴 인근에서 두 남성이 한 남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뒤 검은색 지프 차량을 몰고 현장을 황급히 달아나는 장면이 담겨있다. 가격당한 남성은 넘어지면서 머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혀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LAPD측은 “운전중 언쟁을 벌이다가 폭력을 행사하고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최악의 로드 레이지 사례”라며 “용의자들에게는 1만5000달러의 현상금이 걸렸다”고 전했다.

로드 레이지 문제는 심각하다.

최근 범죄통계사이트 ‘크로스타운’은 LAPD 자료를 인용, "LA 지역의 ‘로드 레이지’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로스타운에 따르면 지난해 LA지역(1~8월)에서 발생한 로드 레이지 사건은 총 446건이었다. 12월 통계까지 취합될 경우 실제 관련 사건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통계를 보면 LA지역에서는 총 659건의 로드 레이지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2010년(196건)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급증했다.

로드 레이지는 안전 거리 미확보, 과속 등 교통 법규 위반이 잦은 ‘공격적 운전자(aggressive driver)’를 포함, 감정 또는 분노 조절 실패로 인해 상대에게 실제 위협을 가하는 분노성 난폭 운전까지 포함한다.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에 따르면 로드 레이지는 ▶상향등을 켜고 경적을 울려 상대 차량의 운전을 방해하는 행위 ▶앞지르기 후 고의적인 급제동 ▶갑자기 차선을 끼어들어 상대 차량에 위협 가하기 ▶차량으로 상대에게 돌진하는 행위 ▶운전 중 총기류 등을 꺼내 위협하는 행동 ▶욕설 및 폭행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CHP 스벤 밀러 공보관은 “로드 레이지로 인한 사고는 경우에 따라 ‘중범죄(felony)’로 여겨져 단순 교통 법규 위반과 달리 폭행, 협박, 살인 등의 혐의가 추가돼 처벌 등에서 차이가 크다”고 경고했다

로드 레이지는 일상에서 운전 중 자주 접하게 된다. 승용차부터 대형 트럭 운전자까지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때론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김수용(35·LA)씨는 “신호가 바뀌었는데 앞차가 계속 안 가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경적을 울리는데 그때 상대 운전자가 마치 ‘내가 뭘 잘못했느냐’는 식의 제스처를 취하면 순간 분노가 치민다”며 “반면 내 실수로 다른 운전자에게 욕을 먹을 때도 있는데 그때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하는 운전 중 분노의 습관을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훈섭(41·풀러턴)씨는 “운전 중 상대 운전자에게 경적을 울리거나 화가 나서 앞지르기를 하다가 옆자리에 탄 아내가 ‘그러지 말라’며 잔소리를 늘어놔 종종 말다툼을 한다”며 “새해부터는 좋은 운전 습관을 들이고 운전 중 기분 상할 일이 발생하면 상대 운전자에게 손이라도 한번 들어주려한다”고 말했다.

하버드 의대가 발간하는 정신 건강 회보에 따르면 운전 중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운전자를 심각한 경우 일종의 ‘간헐적 폭발성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를 앓는 질환자로 보고 있다.

하버드대학 마이클 밀러 박사는 “물론 일반적인 사람들도 분노의 감정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운전 중 화를 내기도 하지만 ‘로드 레이지’는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지나친 반응으로 표출하는 경우”라며 “이는 뇌의 일부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기능이 비정상적일 때 발생하는데 약물 또는 행동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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