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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월남국수 먹고 싶었다…뉴스타부동산 남문기 회장

항암 치료 중 'LA 고향' 찾아
"인연의 소중함 알게됐어요"

남문기 회장이 25일 집무실에서 인터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평소 치아가 안 좋아서 환하게 웃지 못하던 그가 활짝 웃는 것은 오랜만이다. 간암 수술 중에 치과 치료를 했다고 하면서 "죽을 놈이 이 치료했겠느냐"고 했다.김상진 기자

남문기 회장이 25일 집무실에서 인터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평소 치아가 안 좋아서 환하게 웃지 못하던 그가 활짝 웃는 것은 오랜만이다. 간암 수술 중에 치과 치료를 했다고 하면서 "죽을 놈이 이 치료했겠느냐"고 했다.김상진 기자

그가 환하게 웃었다.

남문기(66) 뉴스타부동산그룹 회장이 고향을 찾았다. "뭐니 뭐니 해도 LA한인사회, 미주 한인사회가 고향이죠. 그동안 잘들 지내셨습니까?"

남 회장은 일주일 전 18일, 한국에서 투병생활(1월 12일부터 항암치료)을 하다 집에 왔다.

LA에 오자마자 21일 대뜸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이하 코리아텍) 재학생들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지난해 5월 코리아텍과 현장실습 협약을 맺었다. 평상시 같으면 일상사였지만, 지금은 다른 상황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죠. 미래의 꿈인 학생들과 학교에 감사합니다." 남 회장은 말을 이었다. 그는 "쉬는 동안(그는 투병생활을 이렇게 말한다) 문뜩 떠오르는 것은 약속의 중요성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 자식, 사업, 동료, 직원, 한인사회 등 주변의 수많은 사람과 나는 어떤 약속을 했나, 곰곰이 생각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고향은 '입맛'인데 뭘 드시고 싶어서요.

"좀 뭐하지만… 월남국수가 그렇게 당기더라고요. 실란트로 잔뜩 넣은 구수한 월남국수."

-살이 빠지셨네요.

"한때 78kg까지 갔는데 지금은 58쯤 되는 같아요. 사실 한참 일할 때 몸무게라 지금 체중만 유지하자는 마음이 생겨요."

-'그놈'이 센가요.

"(웃으며) 세긴 세네. 간암이 전이돼서 지금은 저 밑으로 내려갔는데 장기에 딱 붙어있지는 않은 거 같아요. 흘러내렸다는 건 힘이 약하다는 좋은 징조겠죠. 그리고 간 관련 수술 자주 하다 보니 이놈이 오랜 내 친구 같기도 해요(웃음)."

-'맞붙기' 좋아하시잖아요. 제대로 붙어 보시지 그래요.

"가족력이다 보니 올 때는 제 맘대로 오지만, 이겨내려고 '맞짱' 붙고 있어요. 약 먹고 있고 4월, 5월에 한국 가서 이기고 오렵니다."

-우울증은 없었나요.

"제가 원래 그런 거 없잖아요. 고통은 순간이고, 어차피 아픈데 이 정도는 아파야지 하고 늘 생각했어요."

-약속 이야기를 했는데, 또 마음 깊이 느낀 것은.

"인연. 쉬는 동안 몇 권의 책을 읽었는데 피천득씨의 '인연'을 다시 보게 됐어요. 거기 이런 말이 나오죠.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 줄 알지 못하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아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고, 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을 살릴 줄 안다."

-회장께서는 어떤 사람입니까.

"나이를 먹는다는 게 인연의 가치를 아는 거죠. 나야, 어리석은 보통 사람으로 한동안 살아오다가 요즘은 '옷자락만 스쳐도 내 인연인가' 하는 정도가 되데요. 고난이 주는 선물이죠."

-그래서요.

"매일 엮이는 인연이 가느다란 실로 연결되기도 하고, 실타래가 꼬이기도 하고, 삶의 무게로 끊어지기도 하죠. 지금 생각하니, 우연과 인연이 만든 운명이 사랑스럽습니다. 악연도, 짧은 인연도 인생의 동반자 아니겠어요?"

-요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뭐 간단해요. 나보다 훌륭하고 덕이 높고, 잘난 사람 그러한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잘 노는' 사람. 그런 남문기가 되고 싶네요. 힘들 때일수록 잘 노는 게 중요해요."


김석하 기자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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