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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가 힘"…한인 유권자들 너도나도 투표장으로

현장칼럼:투표소에서

줄선 유권자 옆엔 노숙자
양극화 단면…지지도 갈려

유권자 60% 한인 참여율 ↑
“공정한 세상” 바람은 하나

2일 찾은 LA서울국제공원 투표소는 양극화의 단면이다. 줄 선 유권자들 앞에 노숙자들이 주워모은 잡동사니가 쌓여있다.

2일 찾은 LA서울국제공원 투표소는 양극화의 단면이다. 줄 선 유권자들 앞에 노숙자들이 주워모은 잡동사니가 쌓여있다.

투표소에는 희망과 절망이 공존했다. 예비선거 마감일 전날인 2일 찾은 LA한인타운 서울국제공원 투표소 정문 앞은 양극의 단면이다.

투표소 도우미로 자원봉사하는 김대식(78)ㆍ영의(73)씨 부부.  김상진 기자

투표소 도우미로 자원봉사하는 김대식(78)ㆍ영의(73)씨 부부. 김상진 기자

투표권을 가진 시민권자들이 ‘미래의 변화’를 위해 줄을 서있는 사이 바로 옆잔디 위엔 ‘현재의 끼니’를 걱정하는 불법체류자 라티노 홈리스들이 누워있다.

양념통, 물통, 땅콩잼 등이 올려져 있는 펜스 아래 홈리스 5명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호세(53)는 멕시코에서, 테레사(47)는 온두라스에서, 카를로스(35)는 과테말라에서 왔다고 했다. 다들 영어가 짧다. 가족을 멕시코에 두고온 호세는 띠엄띠엄 말했다. “밥도 없고, 돈도 없고…맥주도 없다(No food, no money…no beer).”

길거리 삶의 형편을 더 묻자 "돈 안주면 말 안한다(No money, no talk)”고 했다. 줄 서 있는 유권자들은 바로 옆 홈리스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너무 흔해진 ‘배경’이라서다.



투표소 안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올해부터 선거는 방법이 바뀌었다. 투표일은 하루가 아니라 여러날이다. 각 투표소는 투표마감일(3일) 이전에 4~6일간 미리 문을 열었다. 투표도 용지에 펜으로 칠하지 않고 컴퓨터 화면을 터치해 찍는다.

<표>

낯선 새 시스템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나 자원봉사자, 유권자 모두 우왕좌왕이다. 지난 40년간 매 선거마다 참여했다는 조선옥(80)씨는 “컴퓨터가 익숙치 않은 한인 노인들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전처럼 손으로 꾹꾹 찍는게 낫다”고 했다. 반면 젊은 세대들은 이내 적응했다. 찰리 김(42)씨는 “터치스크린이 더 편하다”고 했다.

새 것과 옛 것 사이에서 표심도 왔다갔다했다. 김씨 부부는 "동성연애에 너그러운 민주당이 싫다”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가 재선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인 2세 섀런 이(27)씨는 “트럼프는 최악”이라면서 “반드시 버니(샌더스)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유는 “생존하기 위해 타협하는 기성정치인들이 싫어서”라고 했다.

양극의 중간 의견은 냉소적이다. 1.5세 유미(35)씨는 “현직도 마음에 안들고 그렇다고 도전자들도 딱히 마음에 안든다”고 “누가되던 별 차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선택의 다양성은 긍정적인 면도 있다. LA에서 한인 후보 6명이 무더기로 출마하면서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크게 늘었다.

6년간 투표소 자원봉사를 해온 김대식(78)·영희(73)씨 부부는 “지난 29일부터 2일까지 국제공원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가 200~300명 정도인데 60%가 한인”이라며 “이번 선거에 대해 잘 몰라도 일단 투표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잉글우드에서 30여년 세탁소를 하다가 은퇴한 김씨 부부는 한인 유권자들에게 당부도 했다. “대선도 중요하지만 우리 삶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시의원, 판사 선거도 무척 중요합니다. 또 법안들도 찬반 투표를 해야 하는데, 투표소 오기전 미리 한국어 안내책자를 읽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만약 누굴 뽑아야 할 지 결정 못했다면 차라리 공란으로 남겨두세요.”

선호 후보들은 달라도 유권자들의 바람은 비슷하다. 김씨 부부는 “우리는 이민자다. 무조건적인 이민친화정책도 문제지만 이민자를 잡아가는 정책도 겁난다”면서 “공정하고 정의롭고 세금내는 보람있는 세상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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