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도 중지…체증이 그리워
한인타운에서 북쪽으로 30마일 거리인 발렌시아에 거주하는 정모(44)씨에게 최근 코로나 사태는 남다른 감회를 안겨준다.정 씨의 출근길은 악명높은 프리웨이다. 5번과 101번을 통과해야한다. 편도만 90분씩 걸리는 코스다. 짜증나는 체증에 플랜B를 찾았다. 수년 전부터 직장 동료와 시작한 카풀이다. 그걸로 60분 정도로 줄였다. 그런데 요즘은 아니다. ‘세이퍼 앳 홈’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LA 전반에 통행량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정 씨의 직장은 필수적인 산업으로 분류된다. 평소처럼 출근해야 했고, 카풀도 계속됐다. 그러다가 지난 밤 '모든 모임을 중지하라’는 시장의 명령을 듣고, 이제는 그마저도 포기했다.
정 씨는 “카풀로도 60분이나 걸리던 출퇴근 길이 이제 혼자 다녀도 절반이면 도착하게 됐다. 뻥 뚫린 길을 달리는 상쾌함도 있지만, 반면 씁쓸함은 어쩔 수 없다”며 "오늘 아침에는 16마일 카풀 구간에 딱 2대가 운행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출퇴근에 막혀 고생하더라도 유령 도시 속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교통체증 속의 엔젤리노들이 그립다”며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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