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2제] 물물교환의 시대로·이발소 찾아 600마일

물물교환의 시대로

요리·간식 주고 생필품 얻어
물품 기부받아 이웃에 전달도


현금이 떨어진 일부 주민은 자신이 보유한 물건이나 재능을 이용해 제작한 물품을 제공하고 대신 필요한 물건을 이웃과 물물교환하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하이랜드파크 언덕길에 거주하는 알렉산더 카차는 평소 집 앞 정원과 뒤뜰에 케일과 브로콜리, 가지, 아티초크, 애호박, 셀러리, 여러 종류의 허브, 멀베리 나무 등을 소일거리 삼아 키웠다. 한 번도 너무 많이 재배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든 이웃이 늘면서 채소를 조금 나눌 수 없겠느냐는 문의가 잦아졌다. 한 이웃은 자신의 뒷마당에서 딴 오렌지를 한 아름 내밀면서 허브의 일종인 바질과 교환했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물물교환은 친구나 이웃, 또는 SNS상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 카차의 친구 중 한 사람은 사과와 당근 머핀을 가져와 신선한 채소와 교환해 갔다. 웨스트 할리우드의 한 주민은 집에서 만든 브라우니를 화장지나 티슈와 교환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향에 힘입어 지역별 무료 물물교환 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프리사이클(Freecycle)의 경우 최근 회원 수가 많이 증가했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신규 회원 수가 평소보다 2~3배 늘고 있다면서 매주 1만 명의 신규 회원이 등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적 회원 수는 900만 명을 넘어섰다.

LA타임스는 “물물교환 외에도 일부 주민은 그룹을 만들어 음식이나 식료품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십시일반 기부를 받아 제공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어려울 때야말로 서로 나누며 한 공동체임을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이발소 찾아 600마일

북가주 일부 지역 영업 재개
장거리도 OK, 일상감 느껴


이·미용실에 대한 영업 재개가 미뤄지면서 머리 손질을 위해 600마일이 넘는 장거리를 차로 달려가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주 올림피아에 거주하는 올해 28세의 청년 J 파(Farr)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고향인 북가주 유바 시티에 사는 친구의 이발 사진을 보게 됐다. 파는 그 즉시 원정 이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수 주에 한 번은 머리 손질을 하던 파였다. 언제 종료될 지도 모르는 코로나 사태로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아예 밀어버릴 생각도 하던 참이었다.

파는 며칠 후 자신이 좋아하는 컨트리 음악을 들으면서 고향길을 달렸다. 4년 전 이사한 뒤 첫 귀향이었다. 600마일이 넘는 거리였다.

밤에 도착한 파는 다음날 정오 서터 카운티의 버트 하우스라는 이발소 의자에 앉았다. 이발사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파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옆과 뒷머리는 짧게 하고 앞머리와 윗머리는 길게 남겨 놓은 스타일로 이발했다. 비용은 20달러와 팁이었다.

페인트 스프레이 일을 하다 일자리를 잃은 파는 “지난 3개월 동안 고립된 생활을 했다”면서 “공포 속에서 실내에 주저앉지 않고, 아무 두려움 없이 생활하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느낌은 정말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주 대부분과 인근 주의 주민 가운데 일부는 이·미용실이 영업을 재개한 북가주 서터와 유바 카운티까지 방문해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수백 마일에 이르는 장거리 여행도 마다않는 이들은 머리 손질 외에도 수개월에 걸친 장기적 사회관계 단절 이후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느낌을 갖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