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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친애하는 미스터 프레지던트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님, 편지 잘 받았습니다. 이미 계좌로 현금 지원금은 잘 받았는데 편지까지 보내 다시 알려주시니 세심함에 놀랐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선거 운동이라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관심은 경제이니 답장으로 고마움을 표하고 경기부양에 관한 제안도 해볼까 합니다.

하원이 3조 달러 규모의 5차 구제법안을 통과시켰고 대통령님은 “백악관 도착 즉시 사망할 법안”이라고 맞섰습니다. 그런데 그러지 마십시오. 대신 잘 쓰시는 표현 있지 않습니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는.

지지층 중에도 1200달러로는 부족하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번 경기부양책으로 미국인은 10주를 버틸 수 있다고 했던데 큰일 날 소리입니다. 법안 내용 중 부재자 투표 확대를 위한 예산은 몰라도 추가적인 현금 지원은 "더블로 가”라고 외쳐야 할 상황입니다.



지금 대통령님과 공화당의 입장은 이미 발효한 경기부양책을 지켜보자는 것이죠. 정책을 내놓고 효과를 따지는 건 옳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례가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입니다. 일정에 맞춰 원하는 효력이 발휘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급여보호 프로그램(PPP)을 볼까요. 융자받은 경영주들은 직원을 구할 수 없는 아이러니에 빠졌습니다. 재무부와 국세청(IRS)은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조건을 추가해 혼란만 키우고 있습니다.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곳이 늘고 있지만 빠른 회복은 어려워 보입니다. 백신 개발은 멀고, 정책 효과는 불확실하며, 불안 심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님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시진핑 중국 주석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딜레마입니다.

다만 미국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강력한 해법이 있죠. 바로 달러화입니다. 물론 화폐를 마구 찍어내면 가치가 하락하겠지만,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공고해 보입니다.

미국은 세계 교역의 약 10%, 국내총생산(GDP)의 15%가량을 차지하는 데 반해, 달러화가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고, 세계 증권 발행량의 3분의 2를 차지합니다. 장사하고 투자하려면 달러가 필수입니다. 달러는 1971년 '닉슨 쇼크’로 위기를 겪었지만 페트로 달러로 되살아났고,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3조 달러가 풀렸지만, 각국이 미국 국채 매입에 나서며 그 가치는 지켜졌습니다. 위기 상황일수록 세계는 안전자산인 달러와 미국 국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기부양 자금도 결국 해외 투자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게 될 것입니다.

중국이 거슬리는 점은 이해합니다. 달러 패권에 도전해 디지털 화폐를 출시한다죠. GDP 추격 속도도 빠릅니다. 그러나 향후 팬데믹은 위안화보다는 달러화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침체에 빠진 중국의 수출과 내수가 미국보다 가파르게 위축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화폐도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넘어 국가간 주권 논란으로 비화하며 용두사미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국방비가 중국의 4배를 웃돌고 이제 우주군(USSF)까지 더해 최강의 전력을 자랑한다는 측면에서 결국 달러 패권은 지켜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정치 이야기를 살짝 보태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국민이 굶고 있다”며 추가 현금 지원을 조건으로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한국 속담이 있는데 잘 생각해보시고 또 편지 주시면 좋겠습니다. 대통령님의 표현대로 ‘크고 두툼하고 아름다운 체크’를 추가로 필요로 하는 미국인이 아주 많기 때문입니다.


류정일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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