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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사서 집 짓기…고생 각오 없으면 '후회'

빈 토지 구매 시 유의할 점

"원하는 집 마음껏 지을 수 있다" 장점
대출·규제 까다로워 꼼꼼히 계산해야

‘드림 홈’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엄청난 시간과 열정을 들여 찾아 나서도 긴 시간 헤맬 가능성이 크다. 이런 과정에 지친 이들은 아예 빈 토지를 사서 원하는 집을 짓는 상상도 한다. 그러나 의욕만 갖고 덤볐다가는 곤란에 빠지기 쉽다. 노래 가사처럼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대출의 어려움부터 조닝 규제에 환경 평가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빈 토지 구매 시 유의할 점을 소개한다.

▶노련한 에이전트

집을 구매할 때 에이전트와 협업하면 가격 협상, 실사, 계약 체결 등의 과정을 안심하고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토지를 살 때는 특별히 토지 거래에 특화된 경험을 갖춘 에이전트가 필요하다.

베벌리 힐스 ‘컴파스 부동산’의 네빌 그레이햄 브로커는 “빈 토지를 팔려는 이들과 대부분의 에이전트는 한 구획의 땅을 나눠서 판매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며 “거래가 끝난 뒤에 바이어는 토지 분할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셀러는 거짓 광고로 소송을 당하는 처지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깐깐한 대출 조건

집을 살 때 얼마나 많은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듯 토지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토지는 간혹 대출 없이 전액 현찰로 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은행 등이 개발되지 않은 아무것도 없는 빈 토지에 대출해주길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얼마나 되는지, 구매 시점에 맞춰 얼마나 동원할 수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모기지 사전 승인처럼 셀러에게 현금 보유고를 보여줄 수 있어야 원활한 거래가 가능하다. 현금이 다른 투자와 연관돼 있다면 오퍼를 넣기 전에 현금화해서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과대 투자의 유혹

빈 토지를 사서 집을 짓는다면 본인의 취향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웃의 분위기를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 가장 흔한 실수가 의욕이 앞서 결과적으로 주변 시세보다 비싼 완성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레이햄 브로커는 “토지와 건축비를 합해 220만 달러를 쓴 고객이 있었다”며 “주변 시세가 평균 150만 달러 정도였는데 이를 넘어서면서 건축 관련 대출을 거절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틸리티와 도로

이미 지어진 집을 사면 상하수도와 전기 등이 당연히 함께 따라오지만 빈 토지는 당연히 이런 인프라가 없다. 난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한적한 지역일수록 관련 비용이 나중에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MMD 부동산’의 미셸 로스 브로커는 “토지 주변이 얼마나 개발됐는지, 얼마나 외졌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입지에 따라 유틸리티와 진입로 등 각종 인프라를 설치하는데 얼마나 큰 비용이 들지 추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센티브 알아보기

특정한 상황, 예를 들어 자연재해가 지나간 뒤에는 로컬 정부가 재건을 위한 택스 크레딧이나 손쉬운 재건축 승인 등의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산불이 잦은 가주와 허리케인 피해가 큰 동부 해안 지역 등은 이런 인센티브가 일반적이다.

그레이햄 브로커는 말리부를 예로 들며 과거 산불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건축 규제가 상당히 완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LA 인근을 중심으로 빈 토지를 사려는 잠재적인 구매자는 확실히 늘었다”며 “빈 땅을 사서 원하는 집이나 건물을 짓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출을 당연시 말라

주택을 살 때와 마찬가지로 은행 대출을 이용해 토지를 살 수 있다고 무조건 믿어서는 곤란하다. 뉴욕 ‘레벨 그룹’의 래리 링크 브로커는 “주택을 산다면 다운페이를 20% 하고 80%는 은행에서 받은 대출로 충당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빈 토지는 잘해봐야 땅값의 40~50% 정도를 은행에서 대출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예 대출되지 않는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으로 대신 빈 토지에 건물을 세운다면 건축 관련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은행이 세워질 건물을 담보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환경 평가의 중요성

주택 인스펙션과 백그라운드 리서치와 비슷하게 빈 토지도 이후에 어떤 건축물을 세울 수 있을지 점검하고 테스트해야 한다. 환경 평가는 토양이 얼마나 오염됐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과거 주유소나 자동차 정비소가 있던 곳에는 주택을 세우기 힘들다.

잦은 범람이 발생하거나 나쁜 토양 조건도 건물 신축이 불가능하다. 그레이햄 브로커는 “아무리 경험 많은 에이전트도 전문 지식이 없기 때문에 유의해야 하고 반드시 전문가를 통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전 주변 조사도 필수

토지는 구획이 불명확할 수 있기 때문에 어디부터 어디까지 해당하는지 정확한 사전 조사가 요구된다. 특히 해당 토지 주변에 이웃이 있고 오랜 시간 빈 상태였다면 인접한 이웃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해당 토지를 침범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레이햄 브로커는 “잘 측정된 상태로 실제 정확히 분리된 증거를 갖춘 완벽한 조사가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며 “만약 너무 시일이 지난 보고서만 있다면 다시 해둬야 후회 없는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웃과 상의는 금물

집을 살 때는 동네의 이웃과 대화를 나누며 분위기를 익히고 정보를 얻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빈 토지를 사면서 이웃과 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특히 빈 땅에 어떤 집을 지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

그레이햄 브로커는 “빈 땅에 인접해서 살던 사람이 미리 어떤 정보라도 얻게 되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신축을 반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땅을 사고 건물을 완성할 때까지는 이웃과 사귀는 문제는 최대한 늦추는 것이 이득이라고 설명한다.

▶조닝 변경의 난해함

로컬 정부는 조닝, 코드, 조례 등을 통해 어떤 지역에 어떤 건물은 짓게 하고, 또는 못 짓게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바닷가에 건물을 짓는다면 반드시 방파제를 둬야 한다는 규정이 있고, 보통의 입지지만 전체 토지에서 건물이 차지할 수 있는 비중에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다.

이런 규정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절대 쉬운 것도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권장되는 것은 기존의 조닝을 그대로 활용하라는 점이다. 내 집을 위한 토지를 찾는다면 처음부터 집을 지을 수 있는 토지를 골라야 한다는 의미다.

조닝 그 자체가 이슈가 아니어도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집을 짓는 데 필요한 퍼밋을 받는 데만도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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