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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폐질환…산불 2차 피해 심각

밥캣 등 가주 27곳 ‘활활’
강풍·고온에 진압 늦어져

연기 속 초미세 먼지
마시면 폐 손상 위험

야외식당도 영업 위축
산길 폐쇄 등산도 못해

하늘은 잿빛이다. 창문 밖은 투명 색지를 끼워 놓은 듯 누런 빛을 띠었다. 마치 눈이라도 내린 듯 밤 사이 자동차 위는 온통 하얀 재로 뒤덮였다.

캘리포니아 곳곳에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인한 2차 피해가 심각하다. 9일 현재 캘리포니아에 진행 중인 크고 작은 산불은 27개. 이중 밥캣과 엘도라도 산불은 연기와 재가 날리면서 남가주 주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앤젤레스 국유림을 태우고 있는 밥캣 산불은 9일 현재 1만1456에이커, 거의 버뱅크시 만큼의 면적을 태웠다. 샌버나디노 국유림에서 발생한 ‘엘도라도 산불’ 역시 발생 나흘 만에 1만1479에이커를 태우며 여전히 기세를 떨치고 있다. 진화는 쉽지 않은 상태다. 밥캣 진화율은 0%, 엘도라도는 19%에 불과하다. 샌타애나 강풍에 건조한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진화에 더욱 애를 먹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연기와 잿더미가 LA와 오렌지카운티 등으로 바람을 타고 확산하면서 폐를 손상시킬 만큼 심각한 대기 오염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가주대기정화국(SCAQMD, South Coast Air Quality Management District)의 요카이 고시 건강 관련 담당자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많은 연기가 난다. 숨을 들이마실 때 연기에 포함되어있는 ‘PM2.5’라는 초미세 입자의 오염물질이 폐 깊숙이 침투하게 되는데 이는 심각한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하고 “때문에 특히 천식이나 심장 질환의 있는 경우 바깥출입을 더욱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외 영업으로만 겨우 연명해 나가고 있는 LA 식당가 역시 비상이다. 재가 날리는 데다가 야외 패티오에 찾아오는 손님마저 끊어질까 걱정이다. 팬데믹으로 갈 곳 잃은 주민들이 그나마 낙으로 삼아 찾았던 등산로 역시 산불로 막혔다. 앤젤레스 국유림은 물론 샌버나디노·클리브랜드·로스 파드레스·인요 국유림·세코이야 국유림 등이 폐쇄된 상태다. 국유림에 위치한 캠프장 역시 모두 폐쇄됐으며 캠프파이어, 개스 스토브 등 발화할 수 있는 불사용 역시 전면 금지됐다.

주말이면 매주 산을 올른다는 마태 김(리버사이드)씨는 가슴이 먹먹하다. 김씨는 “이번 주 산행지는 앤젤레스 국유림에 있는 워터맨 트레일이었다”며 “산에 못 가는 것도 답답하고 힘들지만, 무엇보다 숲과 나무가 파괴되고 있다는 게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매년 잦은 산불로 나무들이 많이 소실된 상태다. 예전에는 우거진 나무숲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었었는데 이번 산불로는 또 얼마나 많은 나무가 사라졌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주말에는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등산객들의 구출 작전이 진행되기도 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프레즈노 카운티에서 발생한 크리크 산불에서만 373명과 16마리의 개가 소방헬기를 통해 구조됐다.

18일 일정으로 존 뮤어 트레일 하이킹을 하고 있던 맨디 캐슬리는 산행 일주일 만에 소방헬기를 타고 겨우 불길을 탈출할 수 있었다. 북가주에 사는 한인 줄리안 박 역시 4명의 친구와 함께 시에라 국유림의 매머드 풀 저수지에 산행을 떠났다가 겨우 탈출해 나왔다고 당시의 급박했던 전했다. 박씨는 “몇 주 전부터 계획했던 산행이었다. 여행에 앞서 각자 코로나 테스트도 마쳤다”며 “하지만 산행을 시작한 지 한 시간여 만에 철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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