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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물꼬 트인 문화계…유료화 과제 남아

[바뀌는 문화생활]
코로나 직격탄 맞은 공연·예술
온·오프라인 콘텐츠 병행해야

할리우드 팬테이지스 극장 공연이 취소된 뮤지컬 '해밀턴'이 지난 7월부터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연을 공개했다. [디즈니 플러스 캡처]

할리우드 팬테이지스 극장 공연이 취소된 뮤지컬 '해밀턴'이 지난 7월부터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연을 공개했다. [디즈니 플러스 캡처]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는 개봉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개봉 방식 때문이다. 극장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동시에 개봉하겠다는 계획은 당시로는 영화 업계에 거센 반발을 사기에 충분했다. 옥자를 보이콧하는 극장도 있었다.

불과 3년여 전이다.

2020년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영화 개봉은 물론 공연물 공개는 더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차라리 자연스럽다.

어마어마한 자금을 쏟아부은 디즈니 대작 ‘뮬란’ 역시 수차례 개봉 연기 끝에, 결국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개됐다. 올 한해 LA를 달구고도 남았을 뮤지컬 ‘해밀턴’ 역시 독립기념일을 기점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밀턴은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할리우드 팬테이지스 극장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었다. 물론 디즈니가 7500만 달러를 들여 해밀턴 영상을 매입하면서 온라인 공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내년10월 쯤 이었다.



코로나가 바꿔 놓은 판이다.

◆직격탄 맞고 휘청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분야 중 하나가 문화공연·예술 분야다. 수많은 박물관·미술관이 폐쇄됐다. 그 여파에 휘청하지 않는 곳이 없다.

지난 7월 6일 다시 문을 연 루브르 박물관은 4개월간의 봉쇄로 47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달 말 재개관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역시 올 한 해 매출 손실이 1억5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이면서 결국 지난달 직원의 20%(353명)를 감원했다.

남가주 지역 미술관들의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다. 남가주를 대표하는 LA카운티미술관(LACMA)과 현대미술관(MOCA), 게티 센터와 빌라 역시 폐쇄된 상태다.

미국박물관협회(AAM)에 따르면 3월 이래 미국 내 박물관(미술관) 3곳 중 한 곳이 영구 폐쇄됐다. 또 44%는 감원을 단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LA필하모닉은 코로나 확산으로 올해 말까지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예정됐던 모든 공연을 취소했다. LA필의 공연 취소에 따른 수익 손실은 9000만 달러에 달한다. 역시 생존을 위해 오케스트라 단원과 직원의 임금을 35% 삭감했다.

앞으로도 문제다. 이제는 생존한 공연과 미술단체가 코로나 이후 변화된 생태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초기단계서 영상화 고려

코로나가 터진 후 문화계는 발 빠르게 생존 방안을 모색했다. 공연과 전시를 할 수 없다고 넋 놓고 있지는 않았다.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LA오페라, 빈 국립 오페라 등 세계 유명 공연 단체들 대부분이 스트리밍 공연 서비스를 쏟아냈다.

디지털 콘서트홀을 오픈한 베를린 필하모닉은 처음에는 랜선을 통한 공연 무대에 전 세계 관객을 무료로 초청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온전히 당신을 위해 연주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서비스를 빠르게 유료화했다.

이렇듯 온라인 서비스를 구축해 놓은 공연단체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온 오프라인 공연서비스를 병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연 관계자들은 랜선 공연의 물꼬가 트였기 때문에 그 흐름을 막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공연 역시 별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하나의 서비스로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오프라인 공연장처럼 온라인 공연 역시 하나의 좌석처럼 관객들에게 인식될 수 있게 방향을 잡아가는 쪽이다.

하지만 공연 제작자들은 온라인 공연의 유료화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 경영 전공 교수는 “설득력이 중요하다. 시청자가 납득 할 만한 수준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유료화를 할만한 영상화는 초기 단계부터 영상화를 고려해야 하는 것도 또 하나의 큰 숙제다.

◆오프라인 발길 이어질 것

온라인이 정착했다고 오프라인 공연이 사장되지 않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재개되면 공연장을 그리워했던 관객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랜선 공연이 공연장에 직접 가야 받을 수 있는 그 감흥을 채워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유튜브에 수많은 공연 영상이 올라오고 고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데도 계속해서 공연장을 찾았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미술계 역시 온 오프라인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보여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오프라인 행사 개최 예정이었던 아트 바젤 홍콩은 온라인 전시장 ‘뷰잉룸’으로 좋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닷새간 방문객 수만 25만 명에 달할 만큼 뜨거웠다. 지난 5월 열릴 예정이었던 프리즈 뉴욕 역시 온라인으로 대체, 나름대로 온라인을 통한 아트페어의 또 하나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하지만 미술 역시 비대면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인터넷에 수없이 많은 모나리자 그림이 올라와 있는데도 하루에도 수만 명이 모나리자를 보겠다면 루브르를 찾는 이유다.

때문에 코로나는 위기지만 이후의 문화계는 지역의 한계를 넘고, 온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더 풍성한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모은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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