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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식당 탁자에 ‘오른’ 부탄개스 버너

지난달 27일 부탄개스 버너 허용 규정 설명회가 열렸다. 솔직히 걱정이 앞섰다. ‘한식당 업주들의 참여가 저조하면 어떡하지….’ 기자가 더 조바심이 났다. LA소방국과 LA시장실이 적극 나서고 있었다. 한식당에 있어 부탄개스 사용이 절박하다는 판단에서 여러 가지 면에서 예외 규정을 적용해 가며 허가 결정을 한 것이다.

LA소방국은 이례적으로 앞서 열린 부탄개스 안전 설명회에 인스펙터를 6명이나 투입했다. 신속한 검토를 위해서였다. 설명회 후 소방국은 2주 만에 모든 검토를 마치고 빠르게 허가를 발표했다. 게다가 한인 업주들을 위해 따로 설명회까지 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걱정이 안 될 수 없었다. 설명회에 참여율이 낮을 경우 “부탄개스 버너 사용이 그리 중요하지 않나”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LA시도 굳이 어렵게 일을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차후 추진될 가능성이 커진 부탄개스 실내 허용에 있어서다.

오후 1시 50분. 설명회 시간이 다가오자 하나둘씩 한식당 관계자들이 들어왔다. 그렇게 20여 명의 LA한인타운 요식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20여 명 정도가 참석했지만 업체로 따지면 10개가 조금 넘는 업체가 참석한 정도였다. 더 많은 한식당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면 좋았겠지만 그 정도만도 안도했다.



참석한 한식당 업주들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러 차례 박수를 통해 소방국과 보건국 그리고 LA시장실 관계자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한식당 양마니의 제니퍼 최 사장은 “구이에도 필요하지만 옆에서 보글보글 찌개나 전골까지 함께 드실 수 있으면 얼마 좋냐”고 반겼다. 그는 또 “우리 식당뿐 아니라 다른 한식당도 많이 애용해 달라”며 함께 팬데믹을 극복해 나가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부탄개스 허용에 앞장선 무대포의 브라이언 정 사장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날 참석한 함흥회관의 사무엘 오 사장은 “무대포 사장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 그래서 일부러 왔다”며 “그냥 신문에서 읽으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업주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한식당들이 적극 나서서 서포트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식당 업주들은 소방국에 간단한 이메일을 보내 어렵지 않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에는 누군가는 훨씬 더 귀찮고 어려운 일을 처리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누군가는 LA시장실과 소방국에 수차례 연락을 해 허가를 요청하고, 소방국을 대상으로 부탄개스 안전성 설명회를 개최했다. 새로운 규정에 맞춰 첫번째로 검사도 받아야 했다. 샘플이 되는 업체인 만큼 아마 어느 곳보다 까다롭게 검사를 받아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처해서 한식 업주들을 위한 설명회까지 열었다.

설명회를 연 지 사흘쯤 지났을까. 점심식사를 위해 LA한인타운에 있는 한식당을 찾았다. 종업원이 반갑게 맞이하며 먼저 “오늘부터 구이를 직접 해 드실 수 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인데도 부탄개스를 이용해 휴대용 버너에 고기를 구워 먹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누군가는 앞장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던 일이다. 한식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무대포의 브라이언 정 사장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한 번쯤은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오수연 /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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