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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 코드까지 동원…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바쁜 한인 식당에 “가스 끊겠다” 얼 빼놔
발신 번호 살펴보니 남가주 가스 컴퍼니
3400불 피해…전화로 돈 요구하면 사기

남가주 가스 컴퍼니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에 QR 코드까지 동원한 교묘한 보이스피싱 사기에 한인이 피해를 입었다.

어바인의 ‘구이구이’ 대표 앤드루 김씨의 제보에 따르면 사기범은 콜러 아이디(Caller ID)에 실제 남가주 가스 컴퍼니 전화번호(800-427-2000)가 뜨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남성 사기범은 지난 3일 식당 직원들이 고객 응대에 바쁜 저녁 무렵 전화를 걸어와 영어로 “식당 어카운트를 연 이후, 디파짓을 내지 않았다. 10분 후에 가스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깜짝 놀란 식당 직원이 가스 차단을 면할 방법을 묻자 이 남성은 이메일로 QR 코드를 보낼테니 월마트, 세븐일레븐, CVS 등지에서 선불 카드를 사고 QR 코드(사진)를 이용해 디파짓을 내라고 설명했다.



직원이 구글 서치로 확인한 결과, 콜러 아이디에 뜬 전화 번호는 남가주 가스 컴퍼니의 것이었다. 이메일 발신자 주소도 마찬가지였다.

사기범은 “난 곧 퇴근해야 하고, 한 번 가스가 끊기면 복구에 4~5일이 걸리니 서둘러 입금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하는 고도의 심리전까지 구사했다.

김 대표는 “QR 코드를 스캔해보니 돈 받는 이의 정보는 없었다. 찜찜했지만 만일 진짜로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고객은 어떡하나란 생각이 들어 698달러를 송금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송금한 지 5분이 지난 뒤, 이번엔 다른 남성이 식당 측에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자신이 수퍼바이저라며 “원래 1698달러를 내야 하는데 담당자가 실수로 698달러만 이야기했다. 1000달러를 더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식당 측이 1000달러를 추가로 보내자 또 다시 수퍼바이저란 남성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사기범은 1698달러를 한 번에 보내지 않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1689달러를 한꺼번에 보내주면 나중에 디파짓 전액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식당 측이 시키는대로 하자 또 사기범의 전화가 왔다. 그는 “마지막으로 송금한 돈 중 1500달러의 처리가 지연되고 있으니 다시 한 번 돈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가뜩이나 의심을 품고 있던 차에 그 말을 듣고 백퍼센트 사기라고 확신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기 수법이 교묘해 다른 한인이 피해를 입을지 몰라 제보를 결심했다. 돈을 찾을 가능성이 없는 것 같고 바빠서 경찰에 신고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유틸리티 회사 또는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사기는 전부터 존재해왔다. 그러나 최근엔 실제 회사, 기관에서 전화를 건 것처럼 속이거나 잠재적 피해자가 확인 전화를 할 경우, 공범이 회사, 기관 직원 행세를 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유틸리티 회사나 공공기관의 경우, 전화로 체납요금 등을 급히 송금할 것을 요청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받으면 의심해야 한다.

당국은 보이스피싱 사기 예방을 위해 ▶급히 돈을 내라고 요구하면 전화를 끊고 해당 회사, 기관을 접촉해 직접 확인할 것 ▶수상한 전화가 걸려올 경우, 개인정보를 알려주지 말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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