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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서 온 뜻깊은 생스기빙 선물

정종례씨 타계 전 만든 마스크,
유족이 소망 소사이어티에 보내
편지 통해 “삶 지탱해 준 동력”

고 정종례씨가 만든 마스크(왼쪽 사진), 마스크 제작을 위해 재단하는 고인의 생전 모습. [소망 제공]

고 정종례씨가 만든 마스크(왼쪽 사진), 마스크 제작을 위해 재단하는 고인의 생전 모습. [소망 제공]

소망 소사이어티(이하 소망, 이사장 유분자) 직원들은 최근 뜻깊은 생스기빙 선물을 받았다.

사이프리스의 사무실에 상자 하나가 배달된 것. 발송인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데이비드 정씨였다.

미네소타엔 회원이 없기에 의아해진 직원들은 조심스레 상자를 열었다.

상자에선 형형색색의 면 마스크 62장이 쏟아져 나왔다. 정씨가 동봉한 짤막한 메모엔 “뒤늦게 어머님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이 마스크가 소망 소사이어티에 보내질 거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제 어머니(정종례, 영어명 제인 정)는 지난 10월 15일 이른 아침 세상을 떠났습니다”란 글이 적혀 있었다.



마스크 중 같은 무늬는 2~3장뿐이었다. 각기 다른 천을 재단해 정성껏 만들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고인은 우연히 지인을 통해 소망을 알게 됐다. 품위 있는 죽음 준비, 아프리카 최빈국 차드 공화국에 우물 파기 등 소망의 사업에 공감해 도울 방법을 찾던 중, 자신의 특기를 살려 마스크를 만들어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고인은 미니애폴리스에서 커튼 숍을 운영할 정도로 재봉 솜씨가 뛰어났다.

100개를 만들면 한꺼번에 우송하려다 세상을 떠난 고인의 뜻을 알게 된 장남(데이비드)이 마스크를 소망에 전달한 것이다.

김미혜 소망 사무국장은 “사연을 알게 된 직원들이 모두 울컥할 정도로 감동했고 잊지 못할 생스기빙 선물을 준 고인에게 감사드렸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정씨는 “어머님은 아주 열정적으로 마스크를 만드셨다. 노쇠한 그에게 마스크 만들기는 삶을 지탱해 주는 동력이었다”고 소망 측에 전했다.

고인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유학생 남편을 따라 52년 전 미국에 왔다. 3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살면서 현지 한인봉사센터(KSC)에서 통역하고 독거노인 등을 돌보며 살았다.

유족은 조화, 조의금을 사양하고 대신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닷컴’에 계정(gofundme.com/f/jane-chongye-chung-memorial-fund)을 마련, KSC에 고인 명의로 기부할 것을 부탁했다.

17일 현재, 이 계정엔 목표액 5000달러를 훨씬 넘은 8700달러가 모였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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