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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은 지금] 길어지는'코로나 불안감' 점이라도…

폐업 늘다 올해 본지 업소록에만 29곳으로 증가
비대면 증가로 젊은층ㆍ기독교인도 거부감 줄어

철학원 운명상담소 보살집 등 일명 '점집'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사태 장기화로 인한 불안 심리 등이 맞물리면서 역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역술업계에 따르면 LA 및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공식 또는 비공식으로 활동중인 역술인은 약 100여 명에 이른다. LA지역에서 역술 활동을 하는 최모(58)씨는 "2000년대 들어 인터넷과 각종 테크놀로지가 급격히 발달하면서 상대적으로 '역술'은 구시대적인 유물로 취급됐다"며 "당시 LA에서도 수많은 역술원이 문을 닫았는데 최근 들어 새롭게 활동하는 역술가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LA 오렌지카운티 등에서 정식으로 운영중인 업소만 해도 지윤철학원 이연수 상담소 운정아카데미 으뜸이름연구소 청해역학학술원 태성자철학원 등 30여 곳이 넘는다.

이러한 추세는 본지가 매년 발간중인 한인 업소록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먼저 10년 전 한인 업소록(2011년)에 수록된 역술 업체는 LA지역(21개) 오렌지카운티(3개) 등 총 24개다.



반면 최근 발간된 한인 업소록(2021년)을 보면 LA지역(24개) 오렌지카운티(5개) 등 29개 업체로 오히려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20% 이상 늘어난 셈이다.

게다가 단순 증가가 아니다. 업소록을 분석해보면 지난 10년 사이 기존 업체가 문을 닫고 절반 가량의 신생 역술 업체가 새롭게 생겨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역술 업계 관계자들은 "인간이 미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심리는 시대가 바뀌어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 대신 역술업계가 오히려 생존을 위해 변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윤철학원의 지윤 원장은 "지금은 역술 활동이 LA 등 특정 지역에만 국한될 필요가 없다. 우리 사무실도 LA에 있다가 최근 오렌지카운티 인근으로 옮겼다"며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면서 역술 시장도 변했다. 때문에 활동 범위가 확대됐고 지금은 LA 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역술 서비스 요청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특히 연초인 1~2월은 역술업계의 대목 기간이다. 게다가 팬데믹 사태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역술에 대한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상담비용은 50~100달러까지 다양하다.

청해역학역술원 한청해 원장은 "이 분야가 대면 업종에 속할 것 같지만 전화 상담 등 얼마든지 비대면으로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보니 상담 요청은 꾸준하다"며 "특히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결혼이 연기되거나 비즈니스가 어려운 한인이 많다 보니 사업과 결혼 등에 대한 상담 의뢰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역술의 발달로 이미지가 변화된 것도 생존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무당 점술 무속 등과 다른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예전에 비해 젊은층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거부감이 줄어든 상태다.

역술 업계 관계자들은 "역술은 명리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사주를 본다. 영적인 부분을 다루는 게 아니라 현실에 대한 해석"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연수상담소 이연수 원장은 "사람들은 대개 비슷하다. 결국 '먹고 사는 것' 실제적인 문제를 고민한다"며 "역술은 무속이 아니기 때문에 상담소를 찾는 손님 중에는 기독교인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한청해 원장 역시 "내 손님 중에는 목사들도 많다. 역학이 길흉을 따지는 점괘가 아닌 이론적 학문에 기반한 풀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종교계에서는 역술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한다. 특히 미주 한인사회는 기독교 색채가 짙다. 이런 토양 가운데 기독교와 역술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건 특이한 부분이다.

UCLA 옥성득 교수(한국기독교학)는 "전통종교 민간종교 무속 등의 문화가 익숙한 토양에서 생성된 한국 기독교는 '종교혼합주의' 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기독교내 무속의 요소는 한국전쟁 후 혼란기를 겪으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이는 60~70년대 들어 한국 오순절 파의 급성장과 함께 흐름이 빨라졌고 IMF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속도가 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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