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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버킷 리스트] 스페인의 이슬람 유적…장엄하고 섬세해

그라나다, 알함브라궁전
궁전과 서민 가옥 공존
대조적 매력에 이끌려

신비롭고 서정적인 선율이 기타의 독특한 트레몰로 주법과 어우러져 더욱더 애절하다. 학창 시절 나를'로망스'와 더불어 어설픈 기타 연주자로 이끌었던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결국엔 이곳까지 이르게 했다. 밤이 깊어지기를 기다려 알함브라 궁전이 한눈에 건너다 보이는 알바이신(Albazin)을 찾았다. 중세의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에는 조약돌이 달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굳이 스마트폰으로 타레가의 연주곡을 몇 차례 듣고서야 언덕을 내려왔다.

알함브라는 아랍어 말 그대로 "붉다"라는 뜻을 지닌 그라나다의 언덕에 위치한 궁전과 성곽의 복합단지로 14세기 후반 이 지역을 지배하던 북아프리카 이슬람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장대하고 장엄한 외관에 섬세하게 조각된 대리석과 석회벽의 아름다움으로 마치 마법으로 지어진 듯하다고 한다. 8세기부터 1492년 스페인의 국토회복운동인 레콩키스타(Reconquista)가 끝날 때까지, 781년 동안 남부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했던 이슬람 세력이 스페인을 떠나면서 남겨놓은 최고의 문화 유산이다.

새벽 6시, 궁전 아래에 잡은 숙소에서 서둘러 길을 나섰다. 입장권은 이미 오래 전에 매진된 터라 현장 판매분으로 남겨놓은 표를 구하기 위함이다. 두 시간을 차가운 돌바닥에 기다려서야 표가 손에 들어왔다. 알함브라는 나스르 궁전(Palacios Nazaries), 카를로스 5세 궁전(Palacio de Carlos V), 알카사바(Alcazaba), 헤네랄리페(Generalife), 이렇게 각각 다른 시대에 다른 용도로 지어진 4개의 구역으로 나눠져있다. 이 중 최고는 역시 나스르 궁전. 이 나스르 궁전만은 입장객 수를 제한하기 위해 입장권에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다.

왕의 공간이었던 궁전으로, 벽면이나 천장은 물론 바닥까지 빼곡하게 장식된 아라비아 문양의 그림 타일과 석회 세공, 대리석 기둥의 아름다움이 할 말을 잊게 만든다. 궁전을 둘러싸고 있는 전통 이슬람 정원, 헤네랄리페도 있다.



알함브라가 이슬람 건축 양식의 백미라면, 알바이신은 평범한 이슬람교 서민들의 가옥들이 늘어선 지역이다. 눈부신 회칠의 가옥들과 그 사이의 선들이 만들어낸 미로, 멀리서 보면 하얗고 신비로워보이지만, 사이사이를 걷다보면 애수와 슬픔, 알 수 없는 감정이 묻어난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매혹으로 점철된 곳이 그라나다의 알바이신이었다.

알바이신은 알함브라 궁전보다는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라나다에 오면 역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물론 그 이유 조차도 알함브라 궁전 전체를 살펴보기 좋은 '뷰 포인트'가 알바이신에 있기 때문이지만. 처음에는 그렇게 발을 들여놨다 하더라도, 알바이신 골목골목을 걷다보면 알함브라와는 대조적인 어두운 매력에 빠지게 된다.


글ㆍ사진=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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