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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은 독소

권태형 명예교수 (물리학박사)

"설탕이 독소라고 믿어요,“ UC 샌프란시스코 내분비학 교수 로버트 러스팅 (Robert Lusting) 의사가 최근 CBS 기자와의 면담에서 한 말이다. 설탕이 제2형 당뇨병이나 심장병의 원인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가 나타났다고 했다.

1970년대 이후 미국인 설탕소모량이 40%나 줄었다. 반면 과당(fructose)이 많이 든 콘시럽(corn syrup) 소모량이 급증했다. 우린 왜 단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나?

“그 이유는 진화론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원시시대부터 오렌지처럼 단맛이 나는 자연식품엔 독이 들어있지 않고 먹어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단 음식을 좋아하게 됐지요.” 러스팅 의사의 설명이다. 현재 미국인 한 사람당 평균 연 설탕소모량이 130 파운드나 된다.

UC 데이비스의 킴버 스탠호프 (Kimber Stanhope) 영양학교수는 5년간 연구 중도에 벌서 결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콘시럽이 심장병을 유발한다. 실험참가자를 일주일씩 병원에 합숙시켜 출입을 못하도록 감금했다. 피검사를 하고 MRI로 뇌를 스캔했다. 음식의 칼로리를 정확히 측정해 급식했다. 처음 며칠 동안엔 설탕이 많이 들지 않은 음식을 먹이고, 그다음엔 섭취하는 칼로리의 25%를 단 음료수로 대치했다. 24시간동안 30분마다 피를 뽑아 검사했다.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과당이 많이 든 콘시럽을 먹은 사람은 2주 이내에 혈액의 LDL 콜레스테롤 수준이 올라갔다. 과당을 많이 섭취하면 간장에 과당이 너무 많이 들어가 그 일부가 지방(fat)으로 변한다. 그 지방의 일부가 혈관에 들어가 LDL 콜레스테롤 수준을 올린다. 콜레스테롤은 소립자 지방이다. 혈관내피에 붙어 쌓이면 혈관이 막혀 뇌졸중이나 심장병이 유발된다. “이런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 후엔 설탕이 든 음식을 피하게 됐지요.” 스탠호프 교수가 말했다.

미국에선 1970년대 이래 지방이 많이 든 치즈버거 따위 식품이 심장병의 원인이 된다고 떠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정크푸드(junk food) 소모량이 감소됐다. 하지만 역효과가 나타났다. 심장병, 당뇨병 등이 급증했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음식에서 지방을 빼내면 맛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식품업자들이 지방대신 설탕을 많이 넣었지요. 설탕이 콜레스테롤을 생성한다는 사실은 의사들도 아직 잘 몰라요. 설탕은 심장병뿐 아니라 암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설탕을 덜 먹으면 암에 걸릴 확률이 내려갑니다.” 러스팅 의사의 설명이다.

하버드 의대 암연구소 루이스 켄틀리 (Lewis Cantley) 교수가 이렇게 설명했다. 설탕을 많이 섭취하면 인슐린 호르몬 수준이 급증한다. 유방암이나 대장암 따위 종양(tumor) 표면엔 인슐린 수체 (insulin receptors)가 있다. 인슐린이 이런 수체에 결합되면 종양이 포도당(glucose)을 섭취하게 된다. 인체의 모든 세포는 포도당이 있어야 생존하고, 암세포도 포도당을 섭취해 성장한다.

오리곤 연구소 선임과학자 에릭 스타이스 (Eric Stice) 박사도 설탕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fMRI로 뇌를 스캔해 설탕이 코카인 따위 마약처럼 뇌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CBS 기자가 머리를 fMRI에 넣고 누어 코카콜라를 마시기 시작했다. 콜라가 혀에 닿자 뇌 영상 일부가 노란색으로 변했다. 피가 그쪽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기분을 올려주는 도파민(Dopamine) 호르몬이 분비된다. 마약이나 알코올을 섭취해도 도파민 호르몬이 나온다. 그러니 코카콜라가 마약이나 알코올처럼 도취감을 올려준다.

코카콜라를 마시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마약이나 알코올처럼 내성(耐性)이 생긴다. 처음엔 술을 한잔만 마셔도 취기가 돌지만 자꾸 마시면 내성이 생겨 점점 더 많이 마셔야 취기가 난다. 설탕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점점 더 많이 먹게 되고 중독에 걸린다. 설탕은 빛도 좋고 맛도 좋은 개살구다. 너무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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