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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이민자 울리는 사기행각

이민변호사로 일을 하다 보면 사기를 당했다는 분들의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들어보면 사기행각에도 때에 따라 패턴이 있는 것 같다. 수년 전에는 전혀 자격 조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1순위 특기자로 영주권을 내 주겠다고 속이는 수법을 많이 썼다. 영주권 신청할 때 3개월이면 노동허가증을 받아주겠다고 유혹 돈만 챙기고 도주해 버리는 것이다.

1순위는 노동부에서 노동검증서를 받을 필요가 없고 비자 문호가 항상 열려있기 때문에 곧바로 이민비자 청원서와 영주권 신청서 노동허가신청서를 동시에 접수하는 게 가능하고 영주권 신청서가 계류 중 3개월 정도가 지나면 노동허가증이 나온다는 점을 악용한 사기행각이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한결같다. "정말 3개월만에 노동허가증이 나왔고 그래서 영주권도 되는 줄 알았어요." 설상가상으로 비자청원서와 영주권신청서가 기각되면서 추방재판에 처해진 사람들도 있다. 가족들도 줄줄이 추방재판에 회부된 것은 물론이다.

이 밖에도 시민권자와 위장결혼을 통해서 영주권 스폰서를 해준다고 속인다거나 이민국 직원이나 영사관 직원을 매수하는 행위 서류 조작 등 이민 사기 수법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한 번 사기에 넘어가면 기본적으로 4만~5만 달러를 뜯긴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며칠 전 사무실을 찾아온 피해자 A씨. 그도 이미 오래 전에 불법체류자 처지가 돼 신분 변경이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신분 변경을 해주겠다는 속임수에 넘어가 수만 달러를 날린 케이스다.

그는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왔다가 학비를 충당할 형편이 못돼 몇 년부터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나중에 돈을 벌어 사업체를 통해 E2 비자를 취득하기 위해 필자를 찾아온 것이다.

비이민 비자의 종류는 A에서부터 V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다. 분명한 것은 이미 미국 내에 체류하고 있는 경우 본인이 원하는 비자 신분을 얻기 위해서는 현재의 신분에서 신분 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신분 변경을 위해서는 두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변경하고자 하는 비자 신청자격을 갖추는 것이 첫 번째요 미국 내 현재 신분에서 신청하는 비자로의 신분 변경이 두 번째 관문이다.

문제는 현재 불법체류신분인 경우 그 어떤 비자 종류든 자격조건을 갖출 수 있다고 하여도 신분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에 나가 주한미대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하는 방법을 권하는 사람도 있는데 출국하는 순간 10년 동안 재입국이 안되기 때문에 가당치 않은 방법이다.

때문에 A씨와 같이 현재 불법체류상태인 분들은 아무리 돈이 많고 사업 계획이 좋아도 E2 비자 신분으로 변경이 불가능한 것이다.

A씨의 경우 신분변경이 안 된다는 사실을 본인도 알고 여러 사람이 얘기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사기를 당했다고 한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획득하는 게 너무 절실하기 때문에 "신분 변경이 가능하다"는 브로커의 감언이설에 속고 또 속아왔던 것이다. 더 안타까운 건 불체자라는 신분 때문에 신고도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민개혁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이민사기에 대한 경고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하원에서도 이민사기 방지를 위해서 무자격자가 이민 케이스를 다루는 걸 막는 법안이 상정되었고 이미 상원을 통과한 이민개혁법안에도 비슷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신분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의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안 되는 것을 되게 한다는 이민사기에 말려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사기꾼의 마수에 걸려들면 피땀 흘려 모은 돈을 잃을 뿐 아니라 신분 문제도 해결되기는커녕 되레 추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최선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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