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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과학자의 세상 보기]주의 주의 주의!

지금부터 30년 전 일이다. 1987년은 대학 새내기로서 정말 어렵게 보낸 한해였다. 6.29를 거쳐 12월에 직선대통령이 뽑히는 선거가 있었는데 결국은 쓴 입맛을 남기며 끝나고 말았다. 투표를 앞두고 마침 고향에 내려가게 되었는데 어머니랑 할머니께 누구를 찍으실건지 여쭤봤더니 ‘몰라, 네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해야지’ 하시던 것도 그 해 겨울의 기억 중 하나이다.

며칠 전에 한국에 계신 어머니와 꽤 오랫동안 통화를 하였다. 좌익이 뭔지, 사회주의는 뭔지 궁금하셨던 모양이다. ‘좌익-사회주의-공산주의 그게 다 빨갱이 아니냐? ㅋㅋ’ 하고 물어보시는데 문득 우리 모두에게 정치적 이해와 여유가 많이 생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좌익-우익, 진보-보수, 급진-온건, 공화와 민주는 뭐고, 공산주의-사회주의-자본주의-자유주의-거기다 이름부터 무서운 무정부주의는 또 뭐란 말인가? 정치학(Political Science) 전공자 수준으로 통달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 이해는 갖춰야한다. 하다못해 자동차를 살 때도 가격이니 스펙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나?

좌익-우익은 프랑스혁명 때(1789-1793) 생겨난 호칭이다. 왕당파를 쫓아낸 후 국민공회가 소집되었는데 좌측에 보다 급진적인 성향인 자코뱅당이 앉았고 우측에 보다 온건한 성향인 지롱드당이 앉았다는데서 유래한다. 물론 쫓겨난 왕당파 눈엔 좌우불문 죄다 극렬불만분자들이었을 것이다. 좌파 또는 좌익은 대략 진보 또는 개혁세력과 연결이 된다. 바꿀것 투성이니 제대로 확실하게 빨리 바꾸자는 건데, 그러다보니 과격하게 밀어붙이는 경향도 있다. 우파는 대체로 보수세력과 연결되는데 보수라는 것은 원래 고칠것은 고치되 안정속에서 적절히 고쳐나가자는 것이다. 아무래도 어느 정도 사회적기반을 가진 이들이 동조하게 되는 정파이다.
좌파는 공정한 분배, 사회의 책임, 참여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사회가 많이 빨리 바뀌었으면 하고 바라는 이들에게 지지받는다. 우파는 성장과 개발, 개인의 책임(각자 능력껏), 법치주의 등을 강조하며 사회가 바뀌더래도 서서히 바뀌었으면 하는 이들에게 지지를 받는다. 물론 현실속의 정치판에서는 급진좌파-온건좌파-중도-온건보수-급진보수 같이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며 정치세력간의 정쟁으로 인해 원래 취지가 퇴색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사회주의는 굉장히 그 범위가 넓은 정치사상이며 변종(?)이 수 십 가지에 달한다.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주의와 민주주의가 절충된 사회민주주의가 있는가 하면 민주사회주의라는 것도 있다. 사회주의가 공산주의의 다른 이름이며 이들이 민주주의의 반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냉전시대를 거치며 그렇게 교육을 받은 탓이 크다. 자본주의-자유주의의 본산인 미국에서 특히 그런 식으로 많이 몰아왔다. 이렇게 정리하면 쉽다. 민주주의의 반대는 독재이다. 공화제의 반대는 왕정이다. 대한민국은 헌법 첫머리에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이 되어있다.


사회주의의 핵심은 인간은 사회를 이루고 협력해서 살아가는데 이런 공동체를 중시하며 공동체도 개개인을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반대를 따진다면 개인주의 혹은 자유주의를 들 수 있다.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민주주의와 사회가 개인을 돌봐야 한다는 사회주의적 이념이 결합한 사회민주주의는 중도좌파쯤으로 간주되는데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자본주의의 문제점인 경제적 불평등도 해소하자는 주의이다. 각종 사회보장제도가 바로 사회주의의 영향으로 생겨난 것이다. 현재 독일의 집권당이 사회민주당인데 반공주의적 색채를 띄고 있다.

2주후면 새 대통령이 뽑혀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정치’과학’ 말고 진짜 과학이야기만 할 작정이다. 누가 뽑혀도 완벽할 수는 없다. 그리고 감독되지 않는 권력은 썩는다. 벌써부터 유력한 대선후보들의 친족이 ‘왕족’ 운운했다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사실이라면 가소롭고 한심한 일이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일꾼의 우두머리에 불과하다. 최대한 잘 뽑고 입에서 단내가 나게 부려먹어야 한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주의 주의 주의!






최영출 (생명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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