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6.25의 상망(想望)
한밀 이경주(일맥서숙 문우회)
전우의 시체를 넘으며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지키려고
수류탄을 던지며 착검으로
일당백의 백병전으로 산화한 전우여
남북을 가르마 탄 원한의 상흔
녹슨 철책선 155마일
휴전선에 지천으로 핀 야생화
반짝이는 아침 이슬에
장미보다 더 곱고 청청한 꽃잎들
숭고한 충성의 향기
포성이 그친지 어언 70 성상
통일은 요원한데
아직도 대를 이은 전쟁광 김정은은
핵으로 공갈치며
세기의 패륜아로 심판으로 내딛고
아무도 찾는 이 없는
격전의 산야에
이름 없는 비목 앞에
한 줌의 흙으로 거름 되어
산야는 우울 청청하여
네 혼은 산까치 두견새 산 꿩이 되어 울어 날고
노루 토끼 너구리 들짐승 평화로운데
전우야!
너는 어쩌자고 아직도 이슬을 이불 삼아
외로운 산골짝에 잠들고 있느냐
네 녹슨 철모 구멍에 피어난
보라색 꽃잎에
노랑나비 나래 접고 잠 깨라 비는데
언젠가 너는 말했지
초연이 멈은 산모롱이에서
전쟁이 끝나면 고향에 돌아가
부모님께 효도하며
사랑하는 아가씨와 결혼하여
아들딸 자식 낳아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너는 끝내 그 약속 지키지 못하고
원망도 미련도 없이
이 몸이 죽어 나라가 산다면
기꺼이 죽으리
내 한 몸 민족 앞에
이 한 혼
나라위해 바치겠노라고
아!
전우야
또
아픈 6월이 왔구나
우리 격전의 산야를 휩쓸며
사기충천 포효하며
적진을 탈환하며 돌격하던
함성이 아직 귀에 쟁쟁하다
남북통일 성업을 이룩하라고
죽으며 남긴 말
기필코 이루는 그 날
우리 다시 만나자
승리의 축배를 높이 들고
우리가 했노라고 남북통일을
천천 만년 대한의 태평성사
평화를 우리가 이뤘노라고
그 날에
잠자던 무덤을 헤치고
155마일 철책을 걷어내고
부활의 승리로
무궁, 무궁화 나라꽃으로
기상나팔 부는 그 날까지
전우야 잘 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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