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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정 칼럼] 나이아가라, 그 대자연!

미국의 끝없이 펼쳐진 길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그래서 나는 미국에서의 자동차 여행이 즐겁다. 자동차로 광활한 미국을 마음껏 여행하고 싶지만 남편이나 나는 운전을 좋아하지 않아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바람일 뿐이다. 친구 부부는 우리 부부와 달리 둘 다 운전하는 것을 즐긴다. 덕분에 우리 부부도 자동차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친구 부부와 우리 부부는 쉬엄쉬엄 10시간 넘게 달렸다. 숲과 푸른 초원이 끝없이 펼쳐진 길, 길, 길….

이 아름다운 땅을 미국이라 이름 지은 것은 최고의 작명이라는 생각을 하며 ‘길의 여행’을 즐겼다. 더 아름다운 곳이 나올 것 같은 상상이 저절로 되는 기나긴 도로를 달렸고, 그리고 상상대로 더 아름다운 나이아가라 폭포에 도착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도보 거리인 폭포로 향했는데 아직 폭포가 보이지도 않는 곳인데도 벌써 폭포의 물보라가 안개비처럼 우리를 맞이했다. 그 안개비만으로도 가슴은 두근거렸고, 마음이 급해져서 뛰다시피 폭포로 갔다.

폭포를 보려고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영화에서만 보던 나이아가라 폭포가 ‘짠’하고 실물을 드러냈다. 마치 태고의 모습인 듯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고 그 소리 또한 자연의 위용을 드러내는 듯 당당했다. 먼 길을 달려 온 끝에 만난 그 힘찬 물소리에 가슴이 심하게 뛰고 있었다. 활 모양으로 휘어진 폭포의 가운데에서는 거대한 물보라가 기둥을 이루고 하늘 높이 뻗쳐 올라 구름까지 치솟고 있었다. 오직 방대한 양의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자 몰려든 사람들은 난간을 붙잡고, 나처럼 넋을 잃고 있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각 나라 말로 떠들어 대고 있었지만 폭포의 우렁찬 포효에 모든 소리는 묻혀버렸다. 오직 폭포의 모습과 소리만 드러나고 있었다. 갑자기 무지개가 폭포의 한 쪽에 섰다. 여기저기서 경탄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름다운 자연은 때로는 감동을 넘어서 전율로 다가온다. 또한 외경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두려움처럼 감동처럼 온몸이 긴장감으로 팽팽해지는 듯했다.



인간은 참으로 극성스럽고 이기적이다. 굴을 파서 폭포 뒤와 옆으로 나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자연은 멀리서 보아도 충분히 아름답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훼손은 탐탁지 않지만 이왕 만들어 놓은 것이니(?) 그 굴로 나가서 폭포 바로 옆에서 폭포의 물을 맞으며 보기로 했는데 그렇게 가까이서 본 폭포는 훼손이 고마울 정도{?}로 장관이었다. 댐 문을 열어 방류할 때를 연상케 하는 폭포의 물이, 밑에서 올려다 보니 하늘과 맞닿은 것 같아서 마치 하늘에서 폭포가 쏟아지는 듯한 착시현상은 황홀했다. 우비도 소용없이 폭포의 물이 몸을 적셨지만 상쾌했다.

낮이면 그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붐비고 밤이면 불꽃놀이와 함께하는 나이아가라는 늘 사람들의 축제였다. 사람들이 없을 때 폭포를 보고 싶어서 이른 아침에 다시 폭포를 찾았다. 폭포의 물보라가 비처럼 대지와 나를 적시고 원시의 소리 같은 물소리가 아침의 고요를 흔드는 나이아가라는 ‘대자연’이었다. 폭포의 상류 쪽으로 가면 평화롭고 잔잔한 강이 펼쳐져 있었다. 그 너른 강의 물들이 모여들면서 쏟아지는 부분에서 그토록 큰 힘과 신비를 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까운 상류에서 하류까지 돌아보며 폭포와의 세밀하고 고즈넉한(?) 만남과 이별까지 만끽할 수 있었으니 올 여름은 그것으로 충분했다! 나는 자연에 잘 압도당하고 자연에 반하기도 잘한다.

얼마 전 한국의 친구가 나이아가라 폭포에 다녀갔다. 그의 소감은 ‘별로’였다. 그저 큰 폭포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고 감동의 코드가 다른 것이다. 나는 아직도, 꽤 먼 곳까지 물보라를 뿌리며 힘과 자태를 뽐내는 폭포가 생생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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