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널 라인] 58세에 발레에 도전하다
진최/한미무용연합회장
평상시에 한국 TV를 잘 안 보던 나도 무얼까 궁금해 유튜브로 ' 백조클럽'을 검색해 보았다. 추석특집 KBS 예능프로그램으로 5명의 연예인이 발레교습과 작품완성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 힐링 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 중 서정희 씨의 스토리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그녀는 58세의 나이에 홀로서기를 위해 발레에 도전하였다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남겼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 다리 찢기를 했다. 다리 찢기를 하며 고통을 느꼈는데 이것이 나의 삶과 비슷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았으니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도 되는 것이 아닐까? 저는 쉰이 훌쩍 넘어서야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때 제 마음 속에는 '발레'라는 한 단어가 떠올랐다. 그동안 혼자 집에서 늘 신고 다니던 토슈즈, 무엇을 한다기보다 이유 없이 그냥 좋은 느낌. 많은 세월이 흘렀고 내가 배울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저를 재촉해 발레를 배우게 되었다."
발레 작품을 완성한 후 웃음과 눈물을 교차하며 그녀는 이제는 누구의 아내·엄마 아닌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녀의 글은 나에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진정한 울림이었고 나의 지난날의 삶과 오버랩 되었다. 4살때부터 발레를 시작한 나는 5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지금도 발레에 빠져 있다. 이유가 무얼까? 발레는 나를 자극하며 나를 강인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몸과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나는 바를 잡는다. 어떤 날은 새벽 두시에도.
플리에 하고 내려가는 순간 온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의 전율은 나를 정화시키는 카타르시스로 짜릿한 행복 그 자체다.
발레에 대한 같은 생각 같은 뜻을 가진 모임이 바로 발사모 모임이다. 발사모 모임에 회원들은 20대부터 70대가 넘는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한다. 어릴 적 로망이였던 발레리나의 꿈을 이루어보고 싶어서, 살을 빼고 싶어서, 그냥 막연하게 좋아서 등등.
모두들 한결같이 발레로 인하여 변화하는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발견하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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