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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시] 낙엽 지는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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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11/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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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지는 곳에

성큼 다가온 가을
험상궂은 된서리 앞세우고 호령하는 네 앞에
의식 없이 떨어지는 낙엽
이별을 고하는 듯
바스락 소리로 무언의 인사를 나누며
엷은 솔바람에 몸을 맡기고 데굴데굴 굴러
아무 곳에나 던져져 천한 몸이 되어 가누나.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거둘 때가 있으나
너무 일찍 벗들을 외면하는 의식 없는 너의 모습이
왜 이다지도 측은할까,
옆 발길질을 하며 너를 빗겨 지나가면서도
다른 사람이 또 밟고 갈 텐데~ 하며
나 또한 뒤돌아보면서 길을 재촉했다.

너의 희생은 또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고귀함이 되기 때문에
가을의 정취가 사라지고 눈꽃 속에 묻히게 되어도
다시 만날 너의 모습을 그리노라면
나의 주름진 입가에도 미소가 흐른다.
한 줌도 안 될 너의 몸집이
또 한 그루 나무의 밑거름으로 소화됨을 어떻게 계수할 수 있으랴.

대지가 얼어붙기 전,
저~ 깊은 땅속으로 피난 가는 미생물들은 알 것이다
그리고 그들도 때가 되면 다시 올라와
기동하며, 번식하여 만물을 기쁘게 하기 위해 존재하겠지
그리고 너 또한 그들과 함께 다시 찾아오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푸근해지누나.

훗날 파란 옷으로 단장하고 나를 반겨줄 때는
그때는 많이 아팠노라고 꼭 말해주렴
그날이 따뜻한 바람을 타고 올 때까지
나 이 자리에 서서 너의 밝고 생기있는 모습을 맞이하련다.

김영숙/센터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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