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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욱 칼럼]왜 박정희 대통령인가?

버지니아워싱턴대 교수, 사회학 박사

지난 14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생각에 빠졌다. 1960년 5.16 군사행동이 일어난 해부터 57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박 대통령이 한국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곰곰이 더듬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박 대통령은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 가운데 한 분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었다.

이를테면 세종대왕에 버금가는 위대한 지도자다. 세종대왕이 조선 초기 정치 경제 및 문화 발전의 시대를 연 지도자라면, 박 대통령은 5·16혁명 공약 제1호가 명시하듯 ‘기아 선상에서 허덕이는 국민을 기아로부터 해방’시킨 한국 역사상 가장 경제적으로 풍성한 시대를 연 지도자다. 그의 지도력으로 한국은 지금 ‘기아선상’을 훨씬 넘어서 경제 선진국에 진입하게 되었다.

그런데 박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는 현재 한국의 정치 사회적인 분위기는 그의 공을 기리기는커녕 그의 과만을 추켜세워 ‘국가의 적폐’로 여기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4.19 세대로 이승만 대통령 반독재 항의 대열에 참여했던 나는 자유당 정권이 몰락하고 민주당 장면 정권이 들어섰을 때 큰 희망을 가졌다. 이제 한국도 오랜 독재 정권에서 벗어나 진정한 민주주의를 맛보게 된다는 마음이 굳게 들었다. 그러나 사회는 더 큰 혼돈 속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정치는 정파 싸움과 갈등을 벗어나지 못했다.



도시마다 시위대의 물결은 더욱 사회 혼돈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국민 경제는 더욱 몰락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면 정권으로는 이런 난관을 타파할 능력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난관들이 있어도 모처럼 회복한 헌정질서와 자유민주정치는 저버릴 수 없는 귀한 보배로 여겨졌다. 때문에 5.16 군사행동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만행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었다.

헌정을 무너뜨리고 군사독재정권을 수립한 군사정권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 사회 등 여러 부분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정치탄압을 자행했다.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억류했다. 이 가운데 박 대통령은 모든 총력을 경제발전과 사회개혁에 집중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저질렀으며, 당시 사회 각층으로부터 반발을 받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양보 없이 전진했다. 결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당시 신문기자로 일했던 나는 박 대통령이 이룬 기적들을 일일이 목격하고 경험할 수 있었다. 포항 제철공업의 기적을 목격했고, 울산 조선공업의 기적을 목격했다. 또 경부고속도로 공사현장을 목격했고, 새마을운동으로 초가지붕에서 양철지붕으로 바뀐 청도 신도마을도 목격했다.

경북고속도로 첫 서울-수원 구간을 개통할 때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외친 박 대통령의 목소리를 잊지 못한다. 새마을운동 기념식에서 “우리도 잘살아 보세”라고 농어민들과 함께 노래 불렀던 박 대통령을 잊지 못한다. 나는 이런 현상들을 목격하면서 만일 장면 정권이 지속하였더라면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되었을까 자문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의 경제성장 철학과 지도력, 그리고 국민의 피나는 노력이 합하여 이룬 기적은 현재 세계 12위 경제 대국으로 선진국이 된 초석이 되었다. 국가 예산을 미국 원조에 의지했던 세계 최빈국가에서 이제는 미개발국가를 원조하는 선진국이 됐다.

1인당 GDP 82달러에서 3만달러를 육박하는 경제 대국이 되었다. 나는 신문기자로 전남 경남 농어촌을 다니며 보릿고개에서 허덕이던 농어촌민들의 실상을 취재 보도했을 때 겪은 경험을 잊지 못한다. 소나무 껍질이 배겨내지 못했으며 논두렁의 잡초는 모두 나물이 되어 밥상에 올랐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한다. 물론 박 대통령이 혼자 이런 경제발전을 이룬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갖고 있던 지도력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제 탄생 100주년을 맞아 박 대통령을 올바로 평가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도 과가 많다. 이를 부인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룬 공과 비교해 볼 때 그의 탄생 100년을 맞아 새로운 평가를 해야 한다. 우정사업본부는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를 발행키로 했었다. 새마을운동의 명칭도 바꾸자는 의견들이 나왔다. 박정희기념도서관은 100주년 탄생일에 동상 하나 세우지 못한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그의 공을 이런 식으로 묵살하는 것은 한참 잘못된 처사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역사적인 사실을 지우려고 해도 인위적으로 지울 수는 없다. 역사는 역사대로 남아있으며, 그 역사적인 사실은 현재 한국에서 정권을 잡은 정치인을 포함해서 대부분 국민이 잘살고 있다는 현실이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는 박 대통령의 공을 공정하게 평가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이를 온 국민들에게 공지할 의무 또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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