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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그레이 칼럼] 해피 버스데이, 앨라배마!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5/12/15 15:36



1819년 12월 14일,앨라배마는 22번째로 합중국에 가입했다. 올해로 196년을 맞는다. 파란만장한 196년의 세월에 우뚝 선 업적이 있다.몽고메리에서 일어나 전국으로 확장되어 ‘만인은 동등하다’란 결과를 이끌어낸 흑인인권운동이다.
앨라배마 역사관에서 흑인인권운동에 불씨가 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사건’의 60주년을 기념한 다큐멘터리 ‘More Than A Bus Ride’를 봤다. 사건의 내막은 알고 있지만 버스 보이콧을 둘러싼 뒷이야기에 마음이 끌렸다.특히 여자들의 역할에 포커스를 둔 기록영화라 호기심도 일었다.
1950년대 남부의 사회환경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백인이 아니면 남녀노소 할것없이 사회전반 분야에서 제도적인 차별을 받았고, 완강한 백인 지도자들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기본권을 갖지 못한 흑인들을 핍박했다.
1955년 3월, 15살이던 고등학생 클로뎃 콜빈은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운전기사의 말을 거부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 해 10월, 18세의 메리 루이스 스미스도 같은 일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리고 두달 후 12월, 42세인 로사 파크스가 역시 경찰에 체포됐다. 흑인좌석으로 지정된 자리에 앉았던 세사람은 모두 법을 어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백인들이 우월하다는 만용에 거부한 죄였다. 권력에 피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의지를 보여준 이들의 용기에 충동받은 흑인 지도자들은 단합했다.
로사 파크스가 법정에 가는 날, 하루 버스 타는 것을 보이콧 하자는 움직임이 빠르게 계획 진행됐다. 이 움직임은 확산되어 장장 381일이나 계속됐다. 25세 신참내기 목사로 막 몽고메리로 발령받아 온 마틴 루터 킹 목사는 흑인 지도자들로부터 “버스 보이콧을 진두지휘하라”는 임무를 부탁 받았다. 그는 ‘사랑의 정신과 비폭력 저항’을 기본자세로 강조하며 흑인들의 단합을 이뤘다. 온갖 고난에도 똘똘 뭉쳐서 ‘뭉치면 산다’는 진리를 보여준 흑인들의 저력은 대단했다. 그들의 노력은 몽고메리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흑인들에게 백인들과 똑같이 버스의 아무 좌석이나 자유롭게 앉을수 있는 동등한 자격을 찾아줬다. 사회를 변화시킨 위업을 이뤘다.
그로 인해 흑인지도자들과 백인 동조자들은 모두 횡포에 시달렸다. 살인협박과 폭발물이 그들의 교회나 자택에 수시로 일어나자 안전을 찾아 더러는 앨라배마를 떠났다. 그리고 오랫동안 흑인들의 권리를 찾아 투쟁했지만 중앙무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운동가들과 버스 보이콧에 가담한 모든 흑인들, 이름없는 영웅들이다. 또한 버스 보이콧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무명에서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그는 적시적소에서 인권운동에 천부적인 능력을 발휘해 세계적인 지도자가 됐다.
영화가 끝난 후 제작·감독한 윌리엄 와히드(William Dickerson Waheed)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참여한 30여명 시민들은 흑백이 비슷한 숫자였고 경찰에 체포됐던 당사자이며 역사의 증인인 메리 루이스 스미스 여사도 그중에 있었다. 누가 버스 보이콧의 상징인 로사 파크스 여사의 진실이 가려진 점을 물었다. 20년 이상을 인권운동가로 활약한 의지가 강한 그녀를 그저 피곤한 재봉사로 소개한 점이다. 그녀를 평범한 여성으로 묘사해서 일반인들에게 쉽게 다가가 감동을 일으키도록 한 것은 그당시 지도자들의 전략이었다. 신비주의의 효력이 성공했다.
이제 흑백갈등은 “다민족이 화합해 함께 풀어야할 이슈이며, 동양인 이민자인 나에게도 진지한 문제”라고 말했더니, 감독은 “물론이지” 응수하고 재미난 실토를 했다. 그가 인권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중국계인 사회운동가 그레이스 리 보그스 (Grace Lee Boggs)의 영향을 받아서다. 구글 서치를 했다. 지난 10월 100세로 세상을 떠난 보그스는 아시아계와 흑인들의 인권 신장에 평생을 바쳤다. 그녀의 업적에 감탄하다가 또 한 인권운동가를 알게됐다. 일본계인 유리 코치야마(Yuri Kochiyama). 그녀 역시 작년 여름 93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활약했다. 모두의 삶을 향상시킨 두 여자는 인권은 흑인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증명한다.
앨라배마는 합중국에 속한 50주 중에서 특별하게 눈에 띄이지 않지만, 알파벳으로 호명하는 첫번째 주다. 이곳을 살기 괜찮은 곳이라 강조하는 것은 내 마음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아름다움을 가진, 내가 사는 지역을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주나. 인격 존중과 평등한 인권을 중시하는 건강한 사회로 발전하는 것, 앨라배마의 생일에 가진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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