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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쉼터’ 제공하는 에스더 채 목사

“오직 소외당한 이들 돕는데 헌신할 것”
플로리다에서 애틀랜타로 사역지 옮겨
스와니에 ‘지구촌 영혼 사랑 교회’ 개척

‘흑인 노숙자의 어머니’로 잘 알려진 에스더 채 목사가 플로리다를 떠나 한인들이 집중 거주하는 애틀랜타 근교 스와니로 사역지를 옮겨 ‘지구촌 영혼 사랑 교회’를 개척했다.

잭슨빌에서 사역단체 ‘지구촌 사랑의 나그네 선교센터(Loving Globe Mission)’를 이끌어온 채 목사는 최근 애틀랜타 중앙일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따뜻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새로운 선교지를 찾는 일은 언제나 기쁨이 가득 찬다”며 “앞으로 가난하고 소외당하는 이들을 돕는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녀는 플로리다에서 여러 개의 사역단체와 기관, 병원을 설립하고 노숙자와 소외계층, 빈곤층에게 무료 식사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해왔다.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는 교회는 손을 내밀어 지역사회와 하나가 돼야 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역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죠. ”

에스더 채 목사는 지난 시절 세 차례 노숙자로 지냈다고 했다. 그래서 굶주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안다고 말했다. 한국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녀는 미군 커플에게 입양돼 미국으로 왔다가 버려졌다. 18살 때의 일이었다.



“입양된 후 샌디에이고에서 지내던 어느 날 입양한 분들이 알리지 않고 외국 주둔지로 전근을 갔어요. 하루아침에 혼자가 됐습니다. 다시 한번 가족을 잃은 것이었죠. ” 다시 말을 이어갔다. “억장이 무너졌어요. 다시 이곳에서 저곳으로 전전긍긍하게 됐습니다. 모든 게 사라진 것이었죠. 물음이 끊이질 않았어요. 왜 나죠?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생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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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살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거리에서 구걸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그러던 그녀의 운명은 남가주의 한인 교회에서 교인들을 만나며 다시 회생했다. 교인들이 지낼 곳과 일할 곳을 수소문해준 덕분이다. “한인들과 한국 국적 동포들을 만나 한국말로 말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습니다.” 이때부터 매주 교회를 꾸준히 다녔고 봉사활동에도 열정을 갖고 함께했다.

에스더 채 목사가 레이를 처음 만난 곳도 남가주였다.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갓 졸업한 초급 장교였던 그는 당시 채 목사가 일하던 식당에 모습을 나타냈다. “키가 크고 잘생긴 신사였어요. 영화배우 같았습니다. 하나님께 ‘단 하루만 결혼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지만 언감생심 백년가약은 꿈도 못 꿨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영음(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 “예수님이 ‘너는 레이와 결혼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어요.” 이 사건을 계기로 채 목사는 하나님의 음성을 줄곧 듣게 됐다고 했다. 그녀는 영음이 마음속 고요한 심장의 울림처럼 밀려오는 소리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와 같은 음성을 듣는 채 목사로서도 처음부터 목회자를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사랑받는 아내가 되고픈 마음만 품었다고 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그녀의 생각을 바꾸게 했다. 선교사로서 강력한 콜링(부르심)을 느꼈다고 했다. 엄격한 개신교 가정에서 크리스찬으로서 자란 남편조차 선뜻 동의하지 못했다. “차라리 신학교에 가는 것이 어떻겠어요. 곰곰 생각해봐요.” 남편이 권했다. 그해 여름 에스더 채 목사는 신학교 입학을 결정하게 됐다.

신학교에 다니면서도 남편 뒷바라지와 네 자녀 양육을 도맡아야 했다. 시쳇말로 수퍼맘이 돼야 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 시절 어떻게 가사와 학업, 그리고 자선활동을 할 수 있었는지 믿을 수가 없다고 한다. “하나님과 남편이 힘이 되어줬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믿어요.”

한때 홈리스에서 오랜 과정 끝에 목회자로 안수를 받게 된 채 목사는 ‘성령의 부르심’이 매우 특별한 것임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분별하는 것은 목회자 개인의 삶에서 가장 극적인 것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내 인생을 변화시키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교회를 통해 변화를 이끄는데 열의를 갖고 있죠.” 채 목사는 강조했다. “홈리스로 지냈던 내 개인적인 인생 경험 때문에 신앙 공동체가 수많은 홈리스들에게 중요하게 공헌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남다른 감각이 제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스더 채 목사는 미국의 자선 서비스팀을 돕는데 그치지 않고 국제 선교사역을 지원하는 데 관여해왔다. 이제 더 나아가 애틀랜타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여정에 몸을 싣는다. 여전히 새 사역지를 개척하는 데 희망과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 채 목사는 망설임 없이 “하나님은 말씀하세요, 누군가 배고픔을 느낀다면 먹을 것을 주라고요”라고 답했다.

“주님은 내게 이런 비전을 주셨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주님의 축복이 아니었다면 홈리스 사역을 하지 못했을 거예요. 교회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말 그대로 머물 곳이 필요한 이들의 피난처를 만들고 싶습니다.”

▶주소: 3982 Cherokee Trail Suwanee, GA 30024
▶전화: 904-565-0071, 678-770-7294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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