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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칼럼] 피해자가 원하는대로

아틀란타 벧엘교회



“다윗이 그들에게 묻되 내가 너희를 위하여 어떻게 하랴 내가 어떻게 속죄하여야 너희가 여호와의 기업을 위하여 복을 빌겠느냐 하니” (삼하 21:4)

다윗 시대에 삼년간이나 비가 오지 않은 기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로 그 문제 앞에서 다윗은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놀라운 응답을 하십니다. 기근이 생긴 이유는 다윗 이전의 왕이었던 사울이 기브온 사람들을 학살한 것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기브온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기에, 그들의 억울한 소리 때문에, 하나님께서 하늘의 문을 닫으셨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몇 가지 놀라운 진리들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사실은 정말로 하나님은 이스라엘 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이방인들의 하나님도 되신다는 점입니다. 또한 하나님은 억울한 자들의 소리를 들으시는 분이라는 점입니다. 이방인이었고, 또 한이 많은 민족이었던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얼마나 감사한 소식인지 모릅니다.



또 하나, 반드시 알아야 할 진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풀어 주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본문을 보면 기브온 사람들의 억울함을 다윗이 어떻게 풀어 줍니까? 다윗은 기브온 사람들을 부른 뒤에 그들에게 자기가 어떻게 속죄해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기브온 사람들의 대답이 이러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은과 금이 아니라 우리를 억울하게 죽게 만든 사울의 자손 일곱을 내어 달라는 것입니다.

다윗은 어떻게 합니까? 그들이 원하는대로 다 해줍니다. 사실 다소 과도해 보이는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 줍니다. 솔직히 어린 시절 성경을 읽을 때 이 부분이 잘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너무 잔인한 해결방식 아닌가.. 왜 꼭 그렇게 해야만 했는가.. 하는 생각들 말입니다. 그런데 저를 놀라게 한 것은 하나님의 반응입니다. 성경에 분명히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일곱 명이 장사되고 난 뒤에야 하나님께서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셨다고 말입니다. 무슨 말입니까? 하나님은 다윗의 문제 해결 방식을 지지하셨습니다.

다윗의 문제 해결 방식은 무엇입니까? 한 마디로 ‘피해자가 원하는대로’ ‘억울한 일을 경험한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들어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울의 자손 일곱 명을 목 매달게 한 방법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아마 다윗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제 생각이 아닙니다. 억울한 일을 당한 당사자가 그것을 원했고, 놀랍게도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때만 그들의 억울한 마음도 풀어졌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면서 참 놀랐습니다. 특별히 하나님도 ‘피해자가 원하는 대로’ ‘억울한 일 당한 이들이 원하는대로’ 들어 준 다윗의 해결방식을 지지하셨다는 것이 참으로 놀랐습니다. 그리고 문득 우리나라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각났습니다. 청춘을 짓밟힌 분들입니다. 얼마나 억울한 일을 겪으신 분들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로부터 10억엔을 받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슬프게도 억울한 일을 당한 할머니들의 문제를 ‘은과 금’으로 해결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러한 해결방식으로는 절대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억울함이 풀리지 않습니다. 이분들이 원하는 것은 딱 하나, 일본 정부가 무릎꿇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지 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원하는대로’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이 원하는대로’ 문제를 해결해 주었던 다윗의 모습과, 은과 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우리나라 정부의 모습이 자꾸 대조됩니다. 그래서 슬픕니다. 이 아침에 하나님께서 억울한 일을 겪으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만져 주시기만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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