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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역사칼럼] 100달러 속의 인물 프랭클린은 ‘팔방미인’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있다. 이 단어의 원래의 뜻은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아도 잘 생겼다는 의미이다. 이 뜻이 발전하여 여러 방면에 재주와 능력이 있는 사람을 묘사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팔방미인(八方美人)이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약삭빠른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하니 일본 사람을 만날 때 이 말을 썼다가는 뺨이라도 한 대 맞을 수도 있겠다.

좌우간 여러 방면에 재주와 능력이 많은 사람은 좋은 자질을 타고 났음에는 틀림이 없다. 이런 자질을 가진 사람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한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미국 돈 100달러 앞면을 장식한 벤저민 프랭클린이 바로 팔방미인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대통령이 아니면서도 달러 지폐에 그려져 있는 영광을 누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벤저민 프랭클린은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자랐다. 열두 살 때부터 형이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일을 하며 책을 열심히 읽어 세상 물정을 익혔다. 비록 학교에서 배운 것은 없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 글재주를 자랑했는데,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는 조숙한 활약을 보이기도 했다. 20대 초반에는 벌써 독자적으로 인쇄 사업에 성공해 부와 명성을 얻었다. 특히 그는 23세 때는 신문을 직접 발행했는데, 미국 정치인들이 즐겨 읽을 정도로 유명했었다고 한다.

자연과학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1747년에 열효율이 아주 높은 특수한 난로를 발명했는데, 이 난로는 170년이 지난 지금도 시판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1749년 이후에는 아예 사업을 남에게 맡기고 과학을 탐구하는 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기 분야에 관심을 쏟았다. 하늘에 번개가 칠 때 열쇠를 연에 매달아 하늘에 날려서 번개가 전기임을 밝혀냈는데, 굉장히 위험한 실험이었지만 호기심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성공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나중에는 피뢰침을 발명해 인류 사회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피뢰침에 관해 특허를 내고 엄청난 돈을 벌 수도 있었지만, 특허를 포기하고 모든 사람이 손쉽게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으로 유명하다. 통 큰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초점 렌즈도 프랭클린의 발명품이다. 그밖에도 의료용 기구를 발명하기도 하고 기상학, 물리학, 해양학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현대의 가로등도 그가 고안해 낸 것이라고 한다. 음악에도 능한 그는 몇 가지 악기를 발명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작곡한 현악 4중주곡을 남겼다.

다재다능한 그는 정치에도 많은 관심을 크게 보였는데, 식민지 시절 영국이 아메리카 대륙에 자질구레한 세금을 부과하여 문제가 발생하자 “대표 없는 곳에 세금도 없다.”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부당한 세금 부과에 대항하였다. 영국에 건너가서 부당한 세금부과를 없애는 데에 성공하고 돌아온 프랭클린은 미국의 독립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1776년 독립선언서를 만드는 데에도 토머스 제퍼슨과 함께 참여했으며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의 한 사람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독립전쟁이 일어나자 바로 주프랑스 대사로 파견되어 프랑스의 경제적 원조와 군사적 협력을 성사시켰다. 미국이 독립전쟁에서 영국을 이기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에는 두말한 나위가 없다고 하겠다.

미국의 헌법을 만드는 데도 프랭클린의 영향력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헌법의 초안이 프랭클린에 의해 작성된 것이다. 미국 초장기에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으나 미국이 독립했을 때 이미 너무 나이가 많은 것이 흠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대신에 미국은 100달러짜리 지폐에 얼굴을 남겨주어 그에게 보답한 셈이다. 프랭클린은 모든 면에 다재다능하고 심성이 좋은 사람으로서 13개 덕목을 만들어 실천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술과 여자를 상당히 좋아해서 바람기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란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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