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신소정 칼럼] 아픈 청춘에게

한국이나 미국이나 밖에 나가면 거리와 찻집 등 어느 곳에나 젊은이들로 가득 차 있다. 젊은이들이 거의 다 차지한 찻집 한 귀퉁이에 앉아 싱그럽고 아름다운 젊음을 바라보노라면 어정쩡하게 보내 버린 젊은 시절이 아쉬워지기도 한다. 누구나 젊을 때는 젊음이 좋은 줄 모르고 지나가는 것 같다.

삶은 젊음에게도 예외 없이 많은 것을 요구한다. 이제 시작인 젊음은, 미래를 위해 결과를 알 수 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노력해도 자신이 원하는 미래가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결코 쉽지 않은 취업과 결혼 등의 숙제를 안은 채 불확실한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젊음은 아프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한동안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확실 속에 있는 것은 젊음만이 아니다. 인생의 어느 부분도 미래나 삶의 길이 확실한 때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그 불확실한 미래는, 많은 것이 이루어지고 채워질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한데 불확실한 미래라는 말이 꼭 부정적으로만 표현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어쨌거나 꿈 꿀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젊음이 아파하는 것은 기성세대가 책임을 느껴야 할,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와 비슷한 연배인 사람들은 자신들을 ‘낀 세대’라고 한다. 지금보다 더 가난한 시절이어서 자신의 적성이나 원하는 것과 상관없이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젊음들이 많았다. 결혼한 남자들은 처자식보다 부모를 더 잘 모셔야 하는 아들의 도리를 해야 했고 여자는 절대 권력의 시부모 밑에서 며느리의 인격 따위는 없는 시집살이를 했다. 요즘에는 요양원에 부모님을 모시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직도 한 집에서 부모를 모시는 지인들이 꽤 있을 정도로 부모 봉양이 의무였다. 우리가 나이가 들어 시부모가 되니 세월이 변해서 이제는 며느리 시집살이가 대세란다. 더구나 할아버지 재산이 손주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손주들 교육비까지 감당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니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은 졸지에 무능한 부모가 되어 버렸다. 노후를 의탁하면서 당당하던 우리들 부모 때와 너무나 달라진 현실에 어리둥절하면서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더 어려웠던 젊은 시절을 이야기한다. 밥을 먹느냐 굶느냐가 문제였던 절박한 가난과 어려움 속에서 전쟁의 고통까지 겪어야 했고, 그 와중에 자식들 굶기지 않고 공부시키며 살려고 정신 없이 일했던 힘든 세월을 산 세대이기도 하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우리의 부모들은 섬김을 받은 것 같지만 정작 부모들은 요즘은 대부분 요양원 신세라며 하소연을 한다. 아마도 우리의 조부모 세대가 살아 있다면 그들의 어려움이 더 컸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단언컨대 그 어느 시대도 삶이 쉬웠던 시절은 없었을 것이다.



젊은 청춘은 불확실한 미래가 불안하다며 아프다고 하고, 부모에 이어 자식의 시집살이까지 다가온 ‘낀 세대’도 아프단다. ‘낀 세대’의 그 부모세대들은 노쇠해서 몸도 아프고, 요양원으로 가는 마음도 아프다고 한다. 모두 다 아플 바에는 아프더라도 청춘일 때가 좋다는 말이다. 아픈 청춘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하니 미안하지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인류 공동의 미스터리인 미래를 두려워하거나 아파하는 것은 별로 새로운 고민도 아니며 또한 가치가 없는 일이다. 인생에 아픔이 있는 것처럼 미래의 어느 갈피엔가 숨겨진 기쁨과 성취가 있다는 것을 믿고 노력하며 긍정적으로 잘 살아내기를 당부하고 싶다. 그렇게 늠름히 살아서 불확실한 미래를 확실하고 아름답게 건설하고, 여기저기 아프다는 장, 노년들의 힘이 되어 주기를 부탁하고 싶은데 너무 이기적인 것일까.

뭐, 이기적인들 어떻게 하겠나. 우리들은 퇴장해야 하고 미래는 그대들에게 달려 있는 것을….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