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종교칼럼> 하나님의 나라를 준비하는 시간

김요한 목사
순복음반석위에교회
yohankim73@gmail.com

지난 월요일(8월 21일)에 미대륙을 관통하는 개기일식(Total Solar Eclipse 2017)이 있었다. ‘별것 아닌 것을 기어코 별것을 만들어내는’ 미국 사람들의 특유의 성향 때문에 개기일식이 일어나기 전까지 난리도 아니었다. 한달 전부터 방송에서, 인터넷에서, 신문매체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시간과 경로 등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이미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었다. Texas의 Dallas county 일부지역은 학교가 개학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학교측에서 개학 Event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개기일식이 진행되던 시간까지와 개기일식 이후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물론 완전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었던 지역은 부분적 개기일식만 볼 수 있었던 곳들과는 좀 다를 테지만, 지금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조용하다. 주변 공기가 식은 것처럼 열정도, 흥분도 삽시간에 사그라졌다. 그리고 다시 전쟁과도 같은 일상이 시작되었다. 아니, 어쩌면 학생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시간조차 모르고 치열한 삶의 자리에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었는지 모른다. 

달이 태양을 삼키는 그 시간, 혹시 약간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밖을 나갔었다. 개기일식을 의식을 해서였는지 햇살이 조금 누그러지고 텍사스 특유의 뜨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각종 소셜 네트워크(SNS)에 올라온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기술들도 참 좋다. 망막이 상할지도 모른다기에 쉽게 포기했던 나랑은 다르게 99년만에 찾아온 개기일식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사진에 담아냈다. 사진들을 보면서 마지막 일들에 관한 묵상을 시작했다.

어쩌면 우리의 신앙생활도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신앙생활은 성숙해야 하지만, 동시에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순간의 감정과 분위기로 고조되었다가 어느 순간 삭 사그라지는 모습은 교회적으로도,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도 별로 유익하지 못하다.



해가 어두워지고(물론 이 현상이 개기일식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달이 빛을 내지 않고, 전쟁과 기근의 소식들, 곳곳의 난리와 난리 소문이 들리는 것은 성경에서 말하는 마지막 때의 일들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마지막 때의 일들이 오늘날 계속 진행중이다. 그 날과 시는 알지 못하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때로부터 2,000년의 시간만큼 가까워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개기일식을 앞두고 뉴스와 지역 매체들은 잦은 보도를 통해 사람들을 준비(?)시켰다. 하찮은(?) 개기일식을 맞이함에도 이처럼 온 세상이 난리법석인데, 온 세상을 다스리실 주님이 다시 오시는 ‘그 날’이라면, ‘그 날’이 내가 살아있을 때라면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고, ‘그 날’이 내가 살아있을 때가 아니라면 사는 동안 주님 앞에 서야할 준비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라”(마 7:21)고 하시고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내게서 떠나가라”(마 7:23) 하신 말씀에 가슴이 쿵쾅거린다.

20여년 사이 몇차례 주님 오실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고, 보기 좋게 빗나갔다. 1992년 다미선교회 재림 사건 이후, 한국교회 안에 큰 변화가 생겼다. 사건 전까지는 교회마다 다니엘서 강해와 요한계시록 강해를 자주 접할 수 있었지만, 사건 이후로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기피대상이 되어버렸다. 종말에 대한 관심도 식어버렸다. 몇차례 걸친 어긋남은 우리의 기대치를 낮춰 버렸다. 최근 요한계시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건강한 신학으로 현실과 종말 사이의 균형을 잘 이룬다면 엉뚱한 곳으로 빠져 들지 않고 바른 길을 걸을 수 있다.

초대교회는 다시 오실 주님에 대한 기다림으로 무장되어 있었다. 주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자들은 ‘그 날’이 생각보다 빠르든지 늦든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금새 오실 것처럼 흥분해서 기다리다가 시간이 늦어지면 더 쉽게 지치고, 하던 준비마저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예수님은 천국을 설명하실 때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고 비유로 말씀하셨다. 열 처녀는 똑같이 신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신랑이 늦게 왔다. 기다리다 지친 열 처녀가 모두 잠이 들었다. 그런데 이 중에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늦어짐을 대비하고 기름을 준비했지만, 어리석은 다섯 처녀는 기름을 준비하지 않았다. 결과는 기름을 준비한 슬기로운 다섯 처녀만 혼인 잔치에 참여했다.

우리 자신에게 진지하게 질문해야 한다.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고 있는지. 아니면 이제는 그저 이 땅에서의 삶을 잘 마감하고 죽어서 천국 갈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열 처녀 비유의 마지막은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시를 알지 못하느니라”(마 25:13)이다. 항상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그 날’을 항상 준비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 안에 임하신 하나님의 나라를 간직하고 유지하며 사는 것이다. 내 안에 임하신 하나님의 나라가 앞으로 우리에게 오실 그 나라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여기서나 거기서나 동일하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삶이다.

이 땅에서의 삶은 본향에서의 삶의 준비기간이다. 하루하루 내 안에 이미 임하신 하나님의 나라를 충만하게 누리며, 주의 오실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준비하는 삶을 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요한
순복음반석위에교회 담임목사
순복음세계선교회 북미총회 소속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