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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사연 칼럼]인간 교육

인간 교육은 연필이나 책들과 무관하다. 아니 명문대 졸업장, 그것과도 상관이 없다. 인간 교육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사람과 소통하고 사물에 접근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성숙한 인격체로서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래서 인간미가 가슴을 진동하게 하고, 또 강렬하게 느끼게 하는 전인교육을 배우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공자의 인(仁), 장자의 덕(德), 예수의 사랑, 부처의 자비, 그리고 함석헌 선생이 말씀하신 ‘관인대도(寬仁大度)’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교육이 인간 교육일 것이다. 그래서 인간 교육의 과정엔 때로는 눈물도 있고, 아픔도 있고, 아주 화려한 기쁨도 따른다.

인간의 참교육은 참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런 실천 교육은 기술을 주입하는 공부가 아니다. 직업을 위한 주입식 교육이 비인격체를 양산하여 고등교육을 받고도 민주주의, 정의, 역사의식 없이 정권의 하수인이 되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철저한 계산 속에서 개인적 이해관계가 앞서기 때문에 인격체의 자질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仁)과 예(禮)가 소외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그리하여 인간미가 메말라 비틀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12학년인 내 딸도 입시생의 압박을 느낀다. 어떤 때는 너무 심하게 압박을 받아 온종일 잠만 잘 때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대체적으로 행복하다. 왜? 인생의 목표를 행복과 사랑으로 두었다. 엄마인 나도, 이민 생활에 쫓겨 살아야만 했던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지 못하고, 스스로 독립적으로 알아서 성장했다.

내 딸들은 이민 3세. 보호한다는 것은 딸의 대리인이 되는 게 아니라 딸들이 스스로 모든 것을 검토하고 생각하고 결정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게 하는 의미를 갖는다. 즉 한 시민을 만드는 게 부모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심한 호들갑을 떨면서 무조건 모두 자신의 손에 넣고 뒤흔들려고 하는 사람은 무언가 불안하고 자존심도 없고, 아니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 스스로 자신이 없어 인정을 못 받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열중한다.

인간 교육은 마치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그림을 그릴 때 뒷 배경, 중간 배경, 앞 배경이 있고, 또 그림 속의 모든 사물이 있어야 한다. 그것들은 모두 중요하고 그 어느 것도 하나라도 빠지면 그 그림은 원래 구상하던 그림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역사 교육도 마찬가지다. 뒷 배경 (역사). 중간 배경(대체적인 현실). 그리고 앞 배경(코앞에 벌어지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보지 않고는 역사 인식을 제대로 하는 역사 교육이 이루어질 수가 없다. 참 역사의식을 키워 줄 수가 없다. 교사 자신의 투철한 역사 인식만이 진정한 인간교육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

수십 년 지나 우리 딸들이 우리말로 이 글을 읽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으면 좋겠다.


김은주 / 교육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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