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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까지 들여다보는 입학사정관

사정관 한명 당 400여명 가량 담당
입학 이후 사후 검증, 입학 취소도

하버드대 등 십여 개 대학이 정식 합격통지서를 발송한 후 이를 다시 취소한 것으로 나타나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입학 이후의 신입생 태도까지 주시한다는 말이 사실로 판명됐다.

하버드대는 2021학년 졸업예정자(2017년 가을 입학자) 중 최소 11명의 합격을 취소했다. 대학 측은 입학사정관들이 입학생의 페이스북 등 SNS를 들여다봤다고 밝힌 바 있다. 입학 취소를 당한 학생은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채팅에서 노골적인 성적 비하와 인종차별적 언사 등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작년 12월 2021년 졸업 예정자 공식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100여명 이상 접촉했으며, 재미있는 말이나 이미지를 일컫는 용어인 밈(meme)을 주고받았다. 이들은 처음에 대중문화에 대한 건전한 대화를 나누다가 점차 부적절한 성적 비하 발언으로 발전해갔다. 심지어 성폭행과 홀로코스트, 아동학대, 인종차별적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하버드대 측은 제보를 통해 이런 일탈을 처음 접하고 입학사정관이 집중적으로 감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대학연합회 측에 따르면 거의 모든 대학이 입학허가서 약관을 통해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동을 했을 경우 입학을 취소시킬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최근 3년 새 입학취소판정을 내린 대학이 10여개에 달한다. 특히 최근에는 SNS에서 하는 부적절한 행위가 대학 입학 예정자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입시정보 기관 카플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대학 입학 사정관 350명 중 35%가 페이스북 등 지원자의 SNS 내용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또 42%는 부적절한 내용을 지원자의 SNS에서 확인했을 경우 입학 심사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혀 주의가 요망된다. 하버드 대학의 레이첼 데인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들이 점점 더 SNS의 중요성을 인식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입학사정관 업무량 크게 증가

지난 2000년 이후 대학지원자가 크게 늘면서 입학사정관의 업무량도 급증했지만 실제 인원은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아, 입학사정관이 점점 더 지원자의 SNS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UCLA 2021년 졸업예정자 입학 지원자가 미국 대학 최초로 10만명을 넘어선 바 있다. 대부분 미국대학이 1월에 입학지원서를 마감하는 것과 달리 캘리포니아주의 UC 계열과 스테이트 계열의 주립대학은 11월30일 마감한다.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UCLA의 올해 입학 지원 학생은 10만2177명으로 작년보다 5% 이상 증가했다. 6500명 입학정원을 고려하면 주립대학 중에서 가장 높은 입학 경쟁률이 예상된다. 1학년 편입 입학지원생을 제외한 숫자이기 때문에, 실제 입학 경쟁률은 15대 1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UC 계열의 다른 주립대학도 많은 입학지원자가 몰렸다. 샌디에이고는 8만8451명, 어바인은 8만5053명, 버클리는 8만5012명, 샌타바버라는 8만1782명 등이었다.

캘리포니아주의 UC 계열 대학의 인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0년 이후 대학별 입학지원자 랭킹에서 UC 계열 대학이 계속해서 상위 6개 대학을 휩쓸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우수학생은 웬만해서는 캘리포니아주를 떠나지 않으려 한다. UCLA는 타주 학생의 인기도 매우 높아 올해도 2만명 이상이 지원했다. UC 계열의 교육여건이 매우 우수할뿐더러,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정책을 채택하는데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입학 지원 전형료가 60달러대에 불과해 더 많은 학생의 지원을 위한 정책으로도 유명하다.

작년 기준으로 UC 계열 외에 입학지원자가 많은 대학은 캘리포니아 스테이트 계열의 롱비치대학 5만7322명, 샌디에이고대학 5만6921명, 보스턴대학 5만4190명, USC 5만1920명, 뉴욕대학 5만804명,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5만299명 등이었다.
사립대학 중에서 지원자가 가장 많은 대학은 스탠퍼드 대학과 코넬 대학으로 4만명 대를 기록했다.

이렇게 많은 입학지원서를 보고 합격생을 추리는 작업을 입학사정관이 담당하는데, 사립대학은 대체로 입학사정관 한 명당 3~400명, 주립대학은 4~500명의 입학지원서를 담당한다.

전국칼리지카운슬러연합회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사립은 입학사정관 한 명 당 250명 정도, 주립은 350명 정도에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사정관이 일정 학생의 입학지원서를 배정받기도 하지만, 사정 영역별로 각기 다른 사정관을 배치하거나 여러 사정관이 수차례에 걸쳐 사정하는 등, 대학마다 사정 방식은 모두 다르다.

UCLA의 경우 기존 풀타임 사정관 70명에 임시고용 풀타임 사정관 150명 등 220명으로 10만명의 지원서를 검토하게 된다.

사정관 숫자가 적기 때문에 제대로 입학지원서를 보지 않을 것 같지만, 입학 사정 기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검증한다.

입학사정관은 보통 지원서 마감일 이후 석 달 정도 사정 작업을 거쳐 일차 합격자를 거른 후 다시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두고 정밀검증작업을 벌인다. 입학 사정관은 비즈니스 데이를 기준으로 보통 하루에 5~7명의 지원서를 읽고 판단한다. 입학 사정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기에 결코 많은 숫자라고 보기 힘들다. 최종합격 통지까지는 네 달 정도가 걸리지만, 하버드대의 경우처럼 계속해서 합격자의 동향을 감시하는 것이다.

김옥채/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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