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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대형병원이 고급 콘도로
넓은 복도·높은 천장·호화 로비 갖춰
대부분 도심 위치, 주거용으로 인기
노인아파트, 호텔 등으로도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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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11/3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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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몇 블록 떨어진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한 로라 킬커는 그곳이 역사적으로 유명한 병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컨스티투션 애비뉴에 위치한 100년 된 이스턴 디스펜서리 병원은 새롭게 리모델링 돼 고급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넓은 복도와 드높은 천장, 호화로운 로비를 갖춘 병원은 100년이 지나 리모델링 되며 더욱 아름답게 꾸며졌다. 넓은 옥상공원, 요가 스튜디오, 동물 놀이공간 시설을 갖춘 아파트는 수많은 입주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병원의 수백개 병실 중 하나를 개조한 1베드 아파트에 입주한 킬거도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경영 컨설턴트로 워싱턴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민 킬거는 “미국의 수도로 수많은 역사적 건물을 보유한 워싱턴 DC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이 아파트에 입주한 첫 소감을 밝혔다.

전국적으로 수백여개에 달하는 폐병원은 노인아파트, 호텔, 콘도 등으로 새롭게 개조돼 운영되고 있다. 특히 대도시의 부동산 가치가 급등함에 따라 폐업한 대형병원을 새로운 용도로 전환하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대형병원의 잇따른 폐업은 외래환자수술센터의 증가와 입원기간 단축으로 병원의 병상 수요가 감소하는 것이 그 원인이다.

대기업형 병원재단 역시 재정적인 이유로 주요 거점의 대형병원을 남기고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종합병원 건물을 매각하는 데 긍정적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임금 환자의 비중이 과도한 종합병원의 경우, 매각가능성은 더욱 크다.

보스톤 소재 BDO컨설팅 데이비드 프렌드 CFO는 “병원재단의 가장 큰 자산은 도심에 위치한 대형병원 건물”이라며 “병원은 폐업했을 때 자산으로서 보다 큰 가치를 평가받는다”고 강조했다.

고급 콘도로 탈바꿈한 워싱턴DC의 한 대형병원
고급 콘도로 탈바꿈한 워싱턴DC의 한 대형병원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 자료에 따르면 미국내 대형병원 숫자는 1975년 7156개에서 2014년 5627개로 지난 40년 동안 21% 감소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대형병원의 폐쇄는 지역사회에 상처로 남는다. 또 주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뉴욕의 성 빈센트 종합병원은 1912년 타이타닉 침몰사건 당시 생존자를 치료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1980년 첫 AIDS환자가 입원했고, 911테러사태 때에도 부상자들이 후송됐던 역사적 장소다. 그러나 성 빈센트 병원은 2010년 도산했다.

도산한 병원건물은 2억6000만달러에 루딘매니지먼트사에 매각돼 럭셔리 콘도로 2014년 문을 열었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이 콘도의 펜트하우스를 4000만 달러에 구입해 화제를 모았다.

파슨스 디자인스쿨 젠 미어 부교수는 당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병원의 콘도 전환을 반대하는 시위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미어 부교수는 “이제 지역 주민이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때 구급차를 타고 20분 떨어진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논리로 병원을 폐업해 부동산 회사에 매각하는 행태는 지역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뉴욕시에만 지난 20년 동안 10여개 대형병원이 주거용 콘도 및 아파트로 용도변경됐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폐업하는 많은 병원들이 지나치게 낡아 첨단시설이 필수인 현대적 병원으로 리모델링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럴 경우 남는 옵션이 주거용 빌딩으로 개조하거나 철거하는 것인데, 경제적인 이유로 봤을때 주거용으로 용도변경하는 쪽이 수월하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주요 폐업하는 오래된 대형 병원들이 교통이 발달한 대도시 중심 지역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위치가 생명인 주거 및 상업용 빌딩에 안성맞춤인 것도 콘도나 아파트로 폐업한 대형병원이 탈바꿈하는 주요 이유다.

이같은 용도전환은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발전을 이끄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 예로 1887년 뉴욕 센트럴파크에 개설돼 100여년 후인 1976년 문을 닫은 뉴욕암전문병원은 수십년간 흉물로 남아있다가 2005년 콘도 컴플렉스로 새롭게 재개장했다. MCL개발사는 2400만달러에 병원건물을 구입하고 막대한 건설비를 투입해 럭셔리 콘도로 만들어 지역의 대표적 건물로 자리매김시켰다.

워싱턴 DC 웨스트 엔드에 자리잡은 콜럼비아 여성전문 종합병원 역시 남북전쟁 직후 문을 열고 2002년 폐업했다. 이 병원은 2006년 루프탑 풀장을 갖춘 현대식 럭셔리 아파트로 변모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 관계자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거대한 로비와 높은 천정의 홀웨이를 갖춘 고풍스러운 대형병원 건물은 개조될 경우 훌륭한 주거용 건물로 변화가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폐업하는 대형병원의 숫자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들의 주거용으로의 용도변경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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