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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서 부는 바람, 서에서 부는 바람] ‘오늘의 양식’ 창간 37주년을 맞아

내가 섬기고 있는 메릴랜드 엘리컷시티에 있는 벧엘교회는 지난 주일 ‘오늘의 양식’ 창간 37주년 감사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드리고 있는 동안 37년 전 6명의 40대 초반 집사들이 모여 시작한 ‘오늘의 양식’ 사역이 오늘날에 이르게 해주신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에 감사드리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1979년 8월 초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김 목사가 이듬해 어느 늦은 봄 ‘오늘의 양식’ 영어본 ‘Our Daily Bread’를 문화공보부 부장을 맡고 있던 초년병 집사인 나에게 보여주면서, 성경과 찬송가 이외에는 읽을거리가 없는 교인들에게 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소개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나는 미국에서 교육받고 책 읽기를 즐기는 5명의 집사와 의논, 우선 번역본을 한글 타자로 찍어 매주 교인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했다. 교인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으나, 번역내용이나 책자의 질은 솔직히 말해서 엉망진창이었다. 그러나 교인들이 고맙게 여겨준 것을 생각하면 너무 감사하다. ‘오늘의 양식’이 벧엘에서 태어날 때부터 한 해를 빼고 13년간 편집책임을 맡았던 나로서는 더욱 감회가 깊다.

‘오늘의 양식’ 영어본은 TV, 라디오, 문서, 선교기관인 미시간주 그랜드레피드에 있는 RBC(Radio Bible Class)에서 매월 100여만권 씩 발행하고 있으며, 한국어를 비롯해 20여개국에 번역 출판되고 있다. RBC는 1938년 엠 알 디한 목사가 라디오를 통한 선교를 시작하면서 햇빛을 보게 되었다. 외과 의사였던 디한 목사는 50세가 다 되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신학 공부를 시작, 졸업 후 그랜드레피드에서 갈보리 교회를 개척, 목회했다. 이후 라디오선교가 탤런트인 것을 깨닫고, 미국에서 최초로 라디오를 통한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그 후 1950년 ‘오늘의 양식’ 문서선교, 1970년에는 TV 선교를 시작했다. ‘오늘의 양식’ 한영판은 현재 벧엘출판사를 통해 약 10만부, 할렐루야교회 한국 오늘의 양식사를 통해 30만권 등 40만권이 매월 미국, 한국 등을 비롯한 해외 30여개국에 발송되어 QT, 전도, 주일학교 교재로 쓰이고 있다.

‘오늘의 양식’은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하나님과 만나 대화할 수 있는 QT를 안내하는 작은 책자로 포켓에 넣어서 다닐 수 있다. 왼편은 한글, 오른편은 영어로, 또 본문, 제목, 요절, 시 그리고 명상이 순서에 따라 편집되어 있어서 읽기 편리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어있다. 본문은 요절을 실제 생활에서 적용하는 예화들을 소개한다. 일과를 시작하기 전 10분간 매일 ‘오늘의 양식’을 읽으면서 QT하는 습관은 영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 필진은 오랜 경험이 있는 목회자와 선교사이며, 이 가운데 중국, 남미 등 외국 필진도 포함되어 있다. 내용은 중학교 2학년 정도 영어 실력이면 누구나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 생활용어로 현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예화 중심으로 되어있으며, 신학적인 용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문장은 복합문장을 피하고 단순 문장을 선호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어느 교파나 교단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내용이 초교파적이다. 심지어 가톨릭 교인도 즐겨 사용하고 있다.



가끔 외부로 집회를 나가셨던 김 목사님이 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바람에 ‘오늘의 양식’ 인기는 집 안에 머물지 않았다. 외부로 알려지면서 다른 교회로부터 주문이 쇄도했다. 처음 번역위원들이 영어 원본을 한국어로 번역, 편집자인 나에게 넘겨주면 교정과 편집을 통해 정리한 다음, 신길은 집사께서 공병우 한글 타자기로 찍어 복사기로 한 200부를 만들어 교인들에게 나눠주었다. 1980년 타자기를 발전시킨 한글식자기가 나왔다. 글자 모양도 좋고 편집도 훨씬 쉬워졌다. 그리고 제록스 복사기로 수백부를 한꺼번에 찍을 수 있었다. 그래서 외부로부터 온 주문을 충당할 수 있었다.

한번은 복사기 고장으로 존스홉킨스대학 도서관 복사실에서 1000부를 5시간 이상 걸려 복사한 일도 있었다. 박봉희 권사께서 인쇄본이 나올 때까지 2년 동안 아름다운 표지 도안을 맡아 주셨다. 독자 수가 1만명에 이르면서 서울 소망출판사에서 인쇄했다. 그러나 항공편으로 세관을 통과해 미국으로 운송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RBC 관계자는 우리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그곳 인쇄시설을 이용하게 했을뿐 아니라 독자들에게 우송하는 것도 함께 맡아주겠다고 제안했다. 지금 우리가 받아보는‘오늘의 양식’은 RBC의 도움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이 선교회가 너무나 고맙다.

허종욱/버지니아워싱턴대 교수, 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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