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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응원-, 한인타운 식당서 한바탕 펼치자!!

[발행인칼럼] 김 영 종

생물학에서 인간은 절반은 초식 절반은 육식을 섭취하는 소위 '잡식동물'에 해당한다. 진화과정에서 나타난 송곳니와 어금니가 그 증거다.  

육식동물은 공격본능을 지니고 태어난다. 상대방과 싸우려 든다. 생존을 위해서다. '절반의 육식' 동물인 인간도 마찬가지다. 원시인을 상상해 보면 된다. 
 본능은 반드시 배출구가 필요하다. 성욕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사회를 이루고, '법'이 생기면서부터는 상대를 해치는 본능에 만은 배출구가 꽉 막혀있다. '법의 응징' 때문이다. 꾹꾹 누르고 산다. 하지만 여전히 공격본능은 살아있다. 술 취해 제어력이 약해졌을 때 튀어나오는 주먹질이 그 반증이다. 

현대에 와선 각종 스포츠가 이 공격본능의 배출구 역할을 대신해 준다.

'나'는 싸우고 싶은데 싸우면 안되겠고, 이 때 '나' 대신 싸워주는 게 스포츠 선수들이다. 때문에 '우리 편'이 이기면 마치 '내가' 싸워 이긴 듯한 희열을 느낀다. '우리 편'이 이기기를 바라며 소리치는 행위-, 곧 '응원'이다.



응원단을 흔히 '응원부대' '응원군'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응원'자 뒤에 붙은 '부대' 또는 '군'은 원래 군사용어 '원군(援軍)'에서 파생된 낱말이다. 원군→응원군→응원부대---.원래 '응원군'은 '추가병력'을 의미했다.

요즘 응원팀처럼 뒤에서 박수만 쳐주는게 아니라 작전명령이 떨어지면 직접 뛰어들어 함께 싸우는 '2중대 병력'이다. 응원부대가 20리밖에 도착했다는 전갈이 날아오면 병사들은 "휴~살았다!"는 안도감으로 힘이 2배3배 치솟는다.

물론 스포츠에선 이같은 '원군'이 허용되지 않는다. 붉은악마가 직접 경기장에 뛰어들어 볼을 우리편에게 패스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힘찬 응원은 싸우는 선수들에게 원군 못지않은 힘을 보태준다. 등을 직접 떠밀어주는 것도 아닌데 더 빨리 달린다. 11명이 뛰는 축구에서, "우리 모두 응원에 참여해 '12번째 선수'가 되자"는 슬로건은 여기서 나왔다. 

응원단이 전쟁터의 원군(진짜군인)처럼 돌변하는 때도 간혹 있다. 고의적 반칙이나 부당판정이 돌출하면 즉각 경기장에 뛰어들어 난동을 부리는 유럽의 '훌리건'이 그 예다. 응원을 나왔다가 직접 죽기살기로 싸운다.

1950년대 역도산 (力道山) 선수의 프로레슬링 경기 때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세계정복을 꿈꾸다 미국한테 참패한 후 온 국민이 우울증에 빠져있을 때, 덩치 큰 미국인 프로레슬러를 불러다 차례로 때려 눕히는 역도산 경기를 보며 전 일본열도가 거의 미치광이 처럼 길길이 날뛰었다.  

응원에는 '응원가'가 빠지지 않는다. 전투에선 응원가가 원군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5공화국시절 당시 허문도 통일원장관은 가수 조용필을 '사단(師團)급 병력'에 비유하며 목소리를 아낄 것을 여러차례 권유했다. 만에 하나 전쟁이 터질 경우 군대와 국민을 하나로 묶는 위력을 지닌 조용필 노래가 꼭 필요하다고 봤다.

월남전 때도 맹호.청룡.백마부대 보다 더 먼저 나온게 응원가다. 폴카리듬의 행진곡 "맹호부대 용사들아~"는 겁먹은 장정들을 단박에 용맹스런 병사로 돌려세웠다. 

'죽기살기'식 응원행태는 1960년대 들어서면서 '축제'형태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연.고전'이 그 한가운데 자리했다. 먼저 고려대 응원단이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헤이~ 고대 야! "하고 함성을 지르면, 곧바로 맞은편 연세대 응원단이 "하늘을 날으는 독수리 당할자 누구냐! 헤이~ 연세 야! "하고 맞받아 친다. 이쯤되면 애교다. '전투적 살벌한 응원'이 요즘은 '신나는 축제'로 변모해가고 있는 것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우선 규모면에서 사상최대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를 비롯, 놓치기 아까운 세기적 빅게임이 수두룩하다. 천만다행으로 우리선수들이 싸우는 큰 경기 대부분이 이 곳 덴버시간으로 저녁 때 열린다. 집에서 TV 켜놓고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 경기들이 많다.

응원을 혼자한다는 것은 너무 멋적다.혼자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 많으면 많을 수록 훨씬 신바람 나고 파워도 강하다.

오로라 한인타운 한식당으로 모두 모이자! 식당 벽에 설치된 TV를 향해 여럿이 의자를 돌려놓고 앉아 응원전 한판 신바람나게 펼쳐보자.

우리 선수가 절묘하게 쏜 '슛-'이 골문을 꿰뚫을 때, 소주한잔 '원-샷!' 꺾으며 덴버 한인타운이 떠나갈 정도로 함성도 질러보자. 다른 손님이 시끄럽다고 불평을 하거나 말거나 소리치고 외쳐보자.

가라앉은 한인타운 경제에 활력을 보태는 '덴버 한인커뮤니티 사랑의 응원단원'이 되자. 2008년 8월-, 오로라 한인타운 식당으로 왕창,자주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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