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의 향기] 간절한 마음으로 청해야 할 것

박비오 신부 /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루카 11,9) 우리가 흔히 하느님께 청하는 것은 가족 구성원들의 건강과 행복, 자기 자신의 행복,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의 화합, 국가의 번영 등인데 이런 것은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께 진짜 청해야 하는 것에 비하면 부수적인 것이다. 우리가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항구하게 청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히브리말로 'emet'은 '진실'이라는 뜻이다. 이 'emet'이 라틴어 'veritas'로 번역되었다. '진실'이 '진리'로 번역된 것이다. 요한복음 8장에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라는 말씀은 철학적 의미의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말이 아닌데 우리는 철학적 진리처럼 이해하게 된다. 여기에서 '진리'는 '진실' 곧 '하느님의 진실한 사랑'이다.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하느님 사랑의 육화가 누구인가. 나자렛 사람 예수가 아닌가. 그렇다면, 예수님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뜻이다.

예수님을 통해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은 참 무섭다. 그분은 우리를 산산조각내고 짓이겨서라도 기어이 우리를 구원하고자 하신다. 이사야 예언자는 그 사랑을 이렇게 선포했다.

"산들이 밀려나고 언덕들이 흔들린다 하여도 나의 자애는 너에게서 밀려나지 않고 내 평화의 계약은 흔들리지 아니하리라."(이사 54,10) 하느님의 사랑은 그렇게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는 사랑이다.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좀 더 잘 알 필요가 있다.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는 '보다 더 그리스도를 잘 알기'에 모든 초점을 맞췄던 인물이다. 그는 '그리스도를 알고 싶기 때문에 성경을 읽고 듣고 보고 말하고 느낀다'고 했다.

그는 이것을 '내적 인식'이라고 표현했는데 예수님께 대한 이 인식은 일반적인 지식이나 정보와 달리 생각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내적 인식은 우리를 구체적으로 우리가 느낀 대로 활동하게 한다. 이 인식은 깊은 내면에 존재하는 우리의 열망을 깨워 예수님의 거룩한 열정을 닮고 싶은 마음을 일으켜 준다. 바로 그 마음을 구하는 것이 청원기도의 목적이다. 그 마음을 구하는 것이 우리가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항구하게 청해야 할 내용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쉼없이 청해야 할 내용은 예수님의 마음, 예수님을 닮고 싶은 열정이다. 달리 표현하면, 하느님의 사랑이다.

우리의 순수한 열망은 원죄(原罪. peccatum originale)로 말미암아 무질서하게 변해 버렸고, 우리는 그 무질서함을 통해 많은 오류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청원기도를 통해 우리의 열망이 정화되기를,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품을 수 있기를, 예수님과 하나 되기를 간절히 그리고 쉼없이 청해야 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루카 11,9)

park.pio@gmail.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