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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 첫 90분 수면의 질 다음날 생활의 질 좌우

매일 같은 시간에 취침·기상
잠자리 들기 90분 전 체온 관리
즉시 숙면 이끌어 피로 해소

수면 골든타임 '90분 법칙'

'잠이 보약'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바쁠 때 잠자는 시간부터 줄이는 사람이 많다.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비만.당뇨병.치매 같은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수면 흐름이 깨지면 일찍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최근 수면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수면법이 제시돼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수면 골든타임 '90분 법칙'이다. 수면 전문가들은 잠든 직후 90분 동안 수면의 질이 전체 수면의 질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수면 골든타임 '90분 법칙'에 대해 알아봤다.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어떤 사람은 피곤함을 어떤 사람은 개운함을 느낀다. 각 수면 단계를 얼마나 잘 보내느냐에 따라 수면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수면 전문가들은 수면 직후부터 90분까지 이뤄지는 첫 번째 논렘 수면에 주목한다. 논렘 수면은 피로를 풀고 기억을 저장하는 깊은 잠의 단계다. 첫 논렘 수면이 이뤄지는 90분을 '수면의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은 "이때가 전체 수면시간 중 가장 깊은 잠을 자는 단계"라며 "잠든 직후 90분 동안 숙면하면 평소보다 적게 자더라도 다음날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논렘 수면 망치면 밤새 불안정



우리 몸은 하루 중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 이 욕구를 '수면 압력'이라고 부른다. 수면 압력은 잠이 든 후 90분 동안 즉 수면의 골든타임 때 가장 많이 방출된다. 스탠퍼드대 수면생체리듬(SCN)연구소의 니시노 세이지 교수는 "수면 골든타임 때 숙면을 취하면 수면 압력이 크게 줄어 자고 싶은 욕구가 해소되고 피곤함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논렘 수면 단계에서는 피부의 수분 함유량을 높여주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성장호르몬과 프로락틴이라는 성호르몬이 대표적이다. 특히 성장호르몬은 하루 중 첫 논렘 수면 때 가장 많이 나온다. 성장호르몬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첫 논렘 수면 때 잠을 설치면 성장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고 전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니시노 세이지 교수는 논렘 수면 방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첫 번째 나타나는 논렘 수면을 방해했더니 다음 수면 단계들이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수면의 질이 잠든 후 첫 90분에 달렸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렇게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우선 식욕이 증가해 살이 찌기 쉽다. 잠잘 때 나오는 식욕억제호르몬(렙틴)이 줄고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그렐린)이 많이 분비된다. 2002년 샌디에이고대 연구팀은 '잠을 적게 자는 여성은 비만도를 나타내는 신체질량지수(BMI)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뇨병 발병 위험도 높인다. 잠이 부족하면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혈당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뇌의 건강도 위험하다. 뇌세포 크기는 잠을 잘 때 평소보다 작아지는데 이때 뇌를 보호하는 뇌척수액이 뇌세포 사이에 생긴 공간을 순환하며 노폐물을 씻어낸다. 이 노폐물에는 치매를 유발하는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도 포함된다.

잠이 부족하면 뇌세포가 줄어들지 않아 뇌척수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한다. 결국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여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졸릴 때 자야 맑은 정신으로 깬다

수면의 골든타임 동안 숙면을 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지키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땐 일과 수면에 순서를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령 새벽까지 야근을 해야 한다면 우선 졸음이 몰려올 때 한숨 자고 일어나 일하는 게 좋다. 졸리다는 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는 몸의 신호다.

따라서 졸릴 때 잠을 자면 수면의 골든타임 동안 숙면을 취할 확률이 높다.

숙면 후에는 하루 종일 쌓인 수면 욕구가 해소돼 맑은 정신으로 일할 수도 있다. 반면 졸음을 참은 다음에는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유진 교수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최대한 뇌를 쉬게 해줘야 한다"며 "일을 하는 동안 활성화된 뇌가 진정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잠자기 전 따뜻한 물로 반신욕이나 족욕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체온(심부 온도)이 높아졌다가 손과 발 등의 모세혈관으로 다시 발산되면서 잠들기 좋은 온도가 된다.

실제로 숙면을 취하는 동안 체온은 평소보다 0.3도 낮아지면서 장기.근육.뇌가 쉬게 된다. 단 이들 행위는 잠자기 90분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심부 온도가 높은 상태에서는 뇌가 각성 상태를 유지해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서다. 적정 온도까지 떨어지는 데 90분 정도가 걸린다.

또 겨울철 양말을 신고 자는 습관은 심부 온도를 유지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

아침 햇살 속에 눈 떠야 개운하다

아침에 잠에서 잘 깨는 것도 그날 밤 수면의 골든타임을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루를 개운하게 시작해야 그날 저녁 숙면으로 이어진다. 잘 때 커튼을 10㎝ 정도 열어두고 자면 자연스럽게 잠에서 깰 수 있다.

햇빛에 노출되면 졸음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들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가 늦게 뜨는 가을.겨울에는 방 안에서 태양이 뜨고 지는 것을 재현해 주는 수면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아침에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면 멜라토닌 분비를 줄여 낮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줄어든 멜라토닌은 15시간이 지난 뒤 분비되기 시작해 숙면을 유도한다.

이유진 교수는 "아침에 햇빛을 30분 이상 받아야 당일 저녁 수면시간에 맞춰 멜라토닌 분비량이 정상적으로 늘어난다"며 "매일 아침 일정 시간 동안 일광욕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윤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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