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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Good Parenting

정 명 숙 / 시인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일까. 박사 공부? 아니면 의사나 변호사 공부? 아마 좋은 부모 되는 일이 가장 힘이 든다는 답에 모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공부라 해도 끝이 있지만 부모 역할은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

딸과 사위가 아이 키우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어쩔 수 없는 한국형 엄마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한국 교육이 인문학과 인성 교육은 뒤로 밀쳐두고 과도한 경쟁력을 부추기는 스트레스 사회로 경제지수는 올라갔으나 행복지수는 내려갔음을 배웠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아온 우리 역시 한국식으로 자녀를 키운다. 자녀의 참 행복과 사회의 건강한 한 시민으로 키우기보다 경쟁심을 키우고 출세와 성공을 위해 우리 이민 1세 부모는 최선을 다했다. 일례로 어느 사립 중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남학생들이 문을 열고 자기만 빠져나가고 뒤따라오는 학생들은 배려하지 않는 무례는 유독 한국 남자애들이었다고 한다. 이런 예절은 남을 배려하지 않는 한국의 공주병과 왕자병의 현실이다. 나 자신도 애들을 키울 때 공부만 하라고 퍽이나 극성을 부리며 부엌 출입을 금했던 기억이 난다.

신기한 것은 한국이나 미국 세상 어느 곳에서도 그 긴 교육 기간 동안 또 그렇게 많은 커리큘럼 중에 'good parenting'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다. 따라서 good parenting은 자신의 직감과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좋은 부모의 백과사전식 정의는 아이가 안정되고 보호받는 환경 아래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롤모델이 되어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성인을 길러내는 임무를 말한다. 쉬워 보여도 참으로 어려운 과업이다.

많은 부모들이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다. 좋은 집, 좋은 방, 비싼 장난감, 좋은 보모 그리고 값비싼 차로 좋은 부모 노릇을 했다고 착각한다. 아이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이런 물질적인 선물이 아니고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다. 좋은 부모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다 사주는 것이 아니라 이 불완전한 세상에서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느냐를 일깨워 주는 일이 아닐까. 이 세상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며 악을 피하고 가려주는 것이 아니라 헤쳐 나가는 지혜를 보여줌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것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땀 흘려 얻을 때 참된 가치를 알고 소중하게 다루게 된다. 좋은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기보다는 부모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될 때 아이들은 배우게 된다. 부모의 가치관은 그렇게 자식에게 유전이 된다.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아이들로 하여금 적극 참여하게 하여 함께 헤쳐 나갈 때 아이들은 성장하게 된다.

아이들은 좋은 충고에는 귀를 닫지만 좋은 본보기에는 눈을 뜬다. 아이들은 모방을 좋아하므로 부모는 좋은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하는 말, 태도, 행동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그 아이의 인격 형성을 이룬다. 자식에게 어떤 인물이 되기를 원하면 부모 스스로 그 인물이 되도록 한다. 아이가 위험에 빠지면 침착하게 함께 그 위기를 헤쳐 나간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투자는 주식이 아닌 시간이다. 부모 역할이 힘들지 않다면 당신은 아마도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어쩌면 아이들은 거대한 유산보다 삶을 잘 살아가는 지혜와 열정을 상속 받기 원할 것이다.

좋은 부모란 감성적이면서도 강하고, 힘들고 지쳐도 계속 전진하고, 걱정은 되지만 희망을 갖고, 참기 어려워도 참을 줄 알고, 감당하기 힘들어도 포기 하지 않는다. 좋은 부모란 스스로 아이의 몸속에 들어가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자란다. 부모는 날마다 힘이 솟는 아이의 손을 잡고 제 길로 들어서도록 방향을 잡아주어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세상을 배워 나간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젊은 부모들이 있어 아이들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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