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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EM 칼럼] 금·은·동 그리고 우리 경제

김호석
전 강원산업 미주지사장
현 PRIMETALS CO. 경영

전쟁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한 경제변동이 크다고 하지만 전세계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가 산업의 기반인 금속산업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금속을 말할 때는 올림픽 메달처럼 금.은.동을 자연스럽게 말하지만 사실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금도, 은도 아닌 동, 즉 구리다. 월가 사람들은 그날의 금값뿐만 아니라 구리 가격 변화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사실 우리 인간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금이나 은 등은 인간역사의 발전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금속이지만 희귀성으로 인해 인간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또한 금이나 은은 그저 여자들의 장식품이나 장롱 깊숙이 감췄다가 어려울 때 꺼내 쓰는 그야말로 일종의 위험대체 수단 일뿐이지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세계 금 연합에 따르면 약 80%의 금이 장식품이나 귀금속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제는 금보다 훨씬 값비싼 금속들이 즐비하고 최근에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가상화폐, 즉 비트코인도 금값보다 훨씬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데 가상화폐는 모르는 척 무시할 수 없는 미래의 트렌드이며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화폐수단이다. 신용카드가 처음 소개됐을 때 가게주인들은 어떻게 그것을 믿고 물건을 팔 것인가로 도입 초기에는 많은 반발이 있었는데 가까운 장래에 금을 대신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처럼 금의 역할은 점점 더 그 중요성이 떨어지고 산업발전 면에서 보자면 금의 역할은 매우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이면서 투자가인 워렌 버핏은 금에 대해 "금은 단지 투자 수단일 뿐이고 투자용으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금은 아무 것도 안 해줄 것이고 단지 나만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라고 갈파했다. 또한 최근 월스트리트는 금이나 은은 실지 산업이나 일상 생활에 쓰이지 않기 때문에 구리처럼 사용 후 재활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 가는 금속이 아닌, 단순히 정체되어 있는 대표적인 금속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전세계 국가 중 금 소유가 제일 많은 나라는 인도인데 대부분은 장식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또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중국은 그야말로 위험에 대비한 수단으로 장롱 깊숙이 처박혀 있다고 한다.

전세계 금 수요량이나 축적량을 보더라도 산업 발전 과정 중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것도 구리이고 아침에 일어나 지난밤 지구 반대편의 경제 소식을 보는 사람들 중에 금 시세보다 구리 시세를 먼저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필자도 지난 20여 년간 각종 금속 재활용 및 수출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경제 전문지를 집어 들면 제일 먼저 보는 기사는 런던 구리시장 선물 가격이다. 이와 같이 구리는 우리 생활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금속으로 스마트폰부터 계산기, 자동차, 비행기, 가전제품 등 구리 없이는 작동되지 않고 우리가 매일 쓰는 전기도 구리 없으면 호롱불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경제는 구리에 의해 극심한 변화가 올 수 있고 구리 생산국에서 정변 또는 광산 파업이라도 발생하면 그 영향이 전 세계로 파급되기도 하며, 주식시장이 출렁거리고 그야말로 구리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주식가격은 떨어지고 구리 소비가 제일 많은 중국의 경제는 하락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금 광산 파업 소식보다 구리 광산 파업 소식이 경제에 더 영향이 크다면 믿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가 무심코 쓰레기로 버린 냉장고는 여러 재활용 과정을 거쳐 구리를 분리해 그것들이 한국과 중국으로 수출되고 다시 전자제품에 부품으로 조립돼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가전제품으로 미국으로 다시 들어오게 된다. 자 이제 우리생활에 금보다 더 중요한 금속이 구리임을 알게 됐으니 그야말로 금은 동이요 동은 금이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생각하며 가전제품을 버릴 때마다 다시 한번 구리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구리 시세에 관심을 기울이면 우리의 경제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남보다 먼저, 그리고 비교적 정확하게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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