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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유감] 맥도널드의 창업자는 누구인가

문유석 / 판사

맥도널드 창업 비화를 다룬 영화가 있다. '파운더'다. 감상 댓글들을 흥미롭게 읽었다. 자본주의의 비정함 또는 기업가의 탐욕에 대한 분노가 대부분이었다. 분명 그렇게 읽을 수도 있다. 최초로 혁신적인 패스트푸드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맥도널드 형제인데 사업가 레이 크록이 사업권을 비교적 값싸게 사들여 전국 체인으로 확장하며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이야기니까.

물론 나도 레이 크록 같은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그는 글로벌 기업을 만든 '파운더'가 맞다. 맥도널드 형제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창안하기는 했지만, 자기 식당 하나만을 완벽히 운영하려 고집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레이 크록과 만나지 않았으면 지금의 맥도날드는 없다. 레이 크록은 하나의 혁신적인 점포를 전국 프랜차이즈로 확장하고, 품질을 표준적으로 관리하고, 투자자들을 설득해 자본을 조달했다. 자기 집을 저당 잡혀 가며 파산의 위험을 견뎌 냈다. 무엇보다 그는 미국인 가족 모두의 친근한 공간이라는 기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여기에 맥도널드 기업가치의 핵심은 부동산임을 일깨워 주는 사람이 나타난다. 점포가 소재하는 부동산의 가치가 급상승하므로 엄청난 투자가 된다는 것. 이 아이디어는 천재적이지만 그를 바로 핵심 포스트에 채용해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도록 결정한 것은 레이 크록이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자기 손으로 처음 만들어낸 사람만이 가치 있는 일을 한 것이고 이를 사업화한 사람은 여기 무임승차한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발명 외에도 사업화.유통.물류.투자.홍보..., 무수히 많은 분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과감한 리스크 테이킹이 없으면 성공적인 기업이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는 엔진에 해당하는 기업가들이 필요하다. 비록 탐욕스럽고 공격적이어서 친구나 이웃이 되고 싶은 인간이 아닐지 몰라도 사회에 필요한 존재들이다. 원시공산제 사회나 수녀들 공동체에서 손에 손잡고 청빈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 아니라면 말이다. 스티브 워즈니악만 있어서는 안 되고 스티브 잡스도 있어야 한다. 다만 기업가들의 본능인 탐욕과 공격성을 제어하고, 일정 부분 타협하면서 그들의 성과를 공공복리 증진에 연결시키기 위해 좋은 정치가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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