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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겐아카데미 가정통신문 해명 '급급'

사건 발생 두 달 보름 만에 학부모들에 서한
상황.조치 설명 안 하고 "신속.철저히 해결"
한인 단체들 "알맹이 없어 사태만 악화시켜"

뉴저지주 버겐아카데미 고등학교가 지난 9월 초 발생한 스페인어 교사의 한인 학생 대상 인종차별 발언 사건과 관련해 사건 발생 후 두 달 보름여 만에 처음으로 전체 학부모들에게 공식 입장을 밝혔다.

22일 오후 이 학교 데이비스 러셀 교장은 '최근 미디어가 주목한 일에 대한 학부모 서한'이라는 제목의 e메일을 버겐아카데미 전체 학부모에게 발송했다.

러셀 교장은 이 서한에는 "최근 우리 학교의 한 교사가 말한 몇몇 한인 학생과 그들의 학부모, 한인사회를 화 나게 한 발언에 대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관련 학생과 가족들의 우려가 신속하고 철저하게 해결됐음을 밝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당 사건에 대한 문제가 신고된 후 학교 당국은 신속히 학생 및 가족들을 만났고, 학교 당국의 조사를 통해 확인된 사항들을 그들과 공유했다. 조사는 철저히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사 결과나 처분에 대해서는 "비밀 보장법(confidentiality laws) 때문에 자세한 것은 밝힐 수 없다"며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러셀 교장은 "해당 문제와 관련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교 조사 결과와 조치에 만족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당국은 학생 안전과 다양성 존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서한은 지난 9월 7일 스페인어 교사가 수업 중에 다수의 한인 학생들을 향해 "나는 한인을 싫어한다(I hate Korean)"는 인종차별 발언 사건이 발생 후 처음으로 학교 당국이 공개적으로 밝힌 입장이다. 하지만 이 학교 학부모 및 한인사회가 요구한 해당 교사의 중징계나 사건 당시의 상황과 이에 따른 조치 공개, 재발 방지 노력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서한에는 언제 누구에 의해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명시되지 않았으며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또 학교가 이 사건에 대해 철저히 대응했다는 근거로 학교 당국자 차원의 조사를 들었지만 정작 조사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피해 학생으로부터 문제를 접수한 후 조사를 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조치다. 어떤 조치가 내려졌는지는 공개하지 않아 인종차별 문제를 얼마만큼 심각하게 여겼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엄중한 조치가 내려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학교 교사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던 뉴저지 한인사회도 학교 측의 대처가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7일 뉴저지한인회.뉴저지경제인협회.시민참여센터.포트리한인회.팰팍한인학부모협회 등은 학교 측에 해당 교사의 중징계 등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 바 있다. 또 뉴저지한인회와 시민참여센터 등은 이날 학교 당국자와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해 해당 교사의 공개 사과와 중징계, 학교 측의 공식 입장 발표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한인 단체들의 요구가 이번 서한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박은림 뉴저지한인회장은 "알맹이가 전혀 없는 빈 껍데기 입장 표명은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한인사회가 요구했던 내용들이 전혀 포함되지 않아 무척 실망스럽다. 인종차별 발언을 한 교사에 대한 강력한 징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은주 포트리한인회 부회장도 "학교 측이 이번 사안에 대해 더 심각히 여겨야 함에도 기존 태도에서 변한 것이 없다. 문제 해결이 아닌 학교 측이 이 사안을 그간 공개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만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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