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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3100마일 트레일 완주

의류수선업 종사 김기준씨
4개월 14일간 대장정 마쳐
희생자 사진 담은 배너 들고
미국인들에게 참상 알려

"숲 속을 맴돌다 내 몸을 스치고 지나간 바람이 가슴으로 다시 되돌아 온다. 바람이 되어 떠나버린 어린 영혼들을 이제는 내 가슴에 담을 차례다. 잊지 않겠다."

미국인들에게 세월호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희생자들의 사진을 담은 배너를 들고 장장 4개월 14일간의 산행을 마친 김기준(43)씨.

세월호 참사를 지켜본 그는 304명의 어이없는 죽음에 참 많이 놀라고 분노했다고 말했다. 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미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산을 올랐다. 희생자들에게, 단원고 아이들에게 산을 보여주고 싶었다. '바람304' 프로젝트다.

뉴욕에서 의류수선업에 종사하는 김씨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이 새겨진 배너를 들고 컨티넨털 디바이드 트레일 완주에 나섰다. 몬태나주의 캐나다 국경에서 시작해 로키 산맥을 따라 아이다호, 와이오밍, 콜로라도, 뉴멕시코의 멕시코 국경까지 3100마일을 걷는 고행길이다. 7월 6일 출발해 11월 20일 마쳤다.



그는 산을 오르면서 많이 울었다. 1만1000피트가 넘는 정상에 올라가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아이들에게, 희생자들에게 보여주고 나면 마음이 잦아 들었다. 밤에는 텐트를 치지 않고 자는 날이 많았다. 세월호 참사로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 그 별들을 보며 잠이 들었다.

산행길에 만난 미국인들에게 배너를 보여주면 눈물을 먼저 주욱 흘렸다고 김씨는 전했다. 그들에게 세월호 참사의 이야기를 전해주면 함께 슬퍼했고, 또 다른 미국인을 만나면 그들이 먼저 나서서 설명을 했다. 그렇게 완주했다.

지난 2008년 아팔라치안 트레일, 2015년에 퍼시픽 크래스트 트레일을 완주한 김씨는 '트리플 크라운'에 등재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 증서는 2년 후쯤 받을 예정이다. 김씨는 3개 트레일을 모두 완주했지만 세월호 희생자들은 아직까지 2개 트레일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에 퍼시픽 크래스트 트레일을 오르고, 그 다음해인 2019년에 아팔라치안 트레일을 완주한 뒤 304명의 희생자들과 함께 트리플 크라운 증서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미 장거리하이킹연합(ALDHA)은 희생자들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증서 304장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트레일 완주자들에게 메달을 증정하는 퍼시픽 크래스트 트레일 측은 304개의 메달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8일 플러싱 금강산 식당에서 그간의 경과를 밝힌 김씨는 내년 6월쯤 세월호 희생자들과 함께 두 번째 산행에 나설 계획이다.


최수진 기자 choi.soojin1@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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