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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대 한인회 출범에 즈음하여 <하>... 샌디에이고 한인회와 ‘한인회보’

샌디에이고 한인회의 기관지인 ‘한인회보’의 창간시기와 관련해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하지만 다수의 올드 타이머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1970년대 후반에 창간됐다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창간 당시 ‘교포뉴스’라는 제호로 발간됐던 한인회보는 지역 한인커뮤니티의 다양한 뉴스를 전달하는 매체의 역할과 함께 한인회와 한인사회를 연결하는 고리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초창기 한인회보는 요즘 같이 세련된 잡지형식이 아닌 등사기를 이용한 뉴스레터 형식으로 발간됐다.
투박한 디자인에 활자도 조잡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당시 한인회보의 발행에 들어간 한인회 관계자들의 정성과 열정은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었다. 원고청탁과 광고영업 그리고 인쇄와 배포에 이르기까지 한인회 임원과 이사들이 며칠 낮과 밤을 새면서 만들었다.

샌디에이고 한인회가 한인회보를 발행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한인회와 로컬 한인사회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였으며 둘째 광고영업을 통해 한인회 운영에 재정적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 같은 창간취지 때문인지 지역 한인 커뮤니티도 한인회보를 적극 후원했다. 지금도 상당수의 한인회보 광고주들은 단순히 광고효과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표적 봉사단체인 한인회의 운영을 돕는다는 취지로 광고를 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인회보가 오늘날 같은 세련된 모습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은 1994년 제21대 문병길 한인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문 전 회장은 당시로서는 고가였던 컴퓨터 시스템을 구입하고 전문 편집자를 고용해 한인회보의 고급화를 꾀하게 된다.


보기도 좋아지고 내용도 향상되자 한인회보는 샌디에이고 한인회의 자랑거리가 됐고 타지역 한인회에서 연구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광고도 크게 늘어 한인회의 재정자립에 크게 기여했다.

문회장 이후 한인회보는 외부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발행하게 된다. 한인회는 운영에 필요한 정해진 로열티를 위탁한 회사로부터 매달 지급받고 그 회사는 광고영업을 해서 로열티를 제한 수익금을 모두 갖는 조건이었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 채택돼 수 년 간은 그런대로 잘 운영될 수 있었다.
그런데 한인상권이 커지고 광고시장도 확대되면서 한인회보는 수익이 높은 비즈니스라는 인식이 뚜렷해지게 된다. 한인회보를 위탁 발행하던 회사의 소유주가 그간 5번이나 바뀌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가 침체되면서 위탁 발행사는 정해진 날짜에 로열티를 지급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급기야 3만여 달러까지 체납하는 사태가 빚어져 한인회의 심각한 재정악화를 부채질했다. 결국 지난해 한인회는 극단적인 진통 끝에 한인회보를 다시 자체발행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지난 10년 가까이 한인회보의 발행문제는 한인회를 중심으로 발생한 분규의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 2000년 이후 치러진 한인회장 선거 때마다 “한인회보의 발행권을 한인회에 돌려놓겠다”는 공약이 단골메뉴로 등장했을 정도다. 한인회의 자랑거리였던 한인회보가 한순간에 골칫거리로 추락한 것은 그간 재임했던 역대 한인회장들과 임원 그리고 이사들에게 큰 책임이 있다.

한인회보가 샌디에이고 한인회의 자랑거리로 다시 지역한인들의 사랑받는 기관지가 되기 위해서 한인회 관계자들이 명심해야할 사항은 의외로 심플하다. 바로 한인회보는 한인회의 재산이며 더 나아가 지역 한인들이 그 주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초창기 한인회 임원과 이사들이 밤을 새워가며 한인회보를 제작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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