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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에세이] 히틀러의 몰락

히틀러가 수상에 오르자 처음 한 것은 반대파, 그것도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숙청이었다. 나치스의 돌격대가 공산당 본부에서 훔친 대원 명단은 토대로 당원들을 잡아 감옥에 처넣었다. 이것은 거의 비밀리에 행해졌다. 그러나 히틀러는 공산당을 숙청하기 위한 아주 드라마틱한 계획을 수립했다.

국회 방화사건이 그것이다. 1933년 2월 27일 밤, 국회가 불이나 전소되었다. 당시 현장에 처음 나타난 괴링은 공산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공산당원증을 지닌 네덜란드인이 자신의 행위였음을 고백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반쯤 눈이 먼 바보. 후에 밝혀졌지만 방화는 괴링이 저지른 사건이었고 그도 9년 후에 괴링에 의한 사주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아직도 전 독일을 완벽하게 통치할 수 없었다. 그에게는 갈색 셔츠를 입은 나치스 청년대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정규 독일군의 지지가 필요했다. 독일군은 히틀러가 갈색 셔츠 부대를 이용해 자신들의 권한을 파괴하거나 약화시킬까 두려워했다.

히틀러의 수법은 간단했다. 그동안 자신의 앞잡이 노릇을 한 돌격대를 제거하는 것이다. 돌격대의 수장인 룀은 돌격대를 정규 독일 군에 편입시키고 싶어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위상이 높아지기 때문이었다. 정규 독일군은 이 제안에 반대했다. 히틀러는 독일 군 원수인 힌덴베르그 대통령의 임종 때 원수의 후계자로 자신을 약속했음을 장군들에게 숙지시켰다. 이제 남은 것은 독일 군에게 돌격대를 박멸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여주는 일이었다.



1934년 6월 30일, 히틀러는 괴벨스를 대동하고 본에서 뮨헨으로 날아갔다. 룀과 담판을 지을 목적이었다. 히틀러는 룀이 부하들과 함께 잠이 들어 있는 별장으로 처 들어갔다. 원래 룀은 동성애자였다. 엉켜있는 두 남자들을 침대에서 끌어내면서 룀에게 ‘반역’이란 죄명을 규탄했다. 사실 히틀러가 권세의 최고에 오르기까지 그 오랜 시간에 걸쳐 우정과 협조를 주면서 룀만큼 최선과 정성을 다 한 인물은 없었다. 히틀러는 룀의 침대머리에 장탄된 피스톨을 놓아두었다. 그러나 룀을 스스로 자살을 하지 못했다. 마침내 히틀러가 보낸 두 돌격대원들이 자신들의 직속상관인 룀을 사살했다.

히틀러가 베를린으로 귀환했을 때 그는 군 수뇌부와 대통령의 찬사를 받았다.

힌덴부르르 대통령은 1934년 8월 2일에 서거했다. 사망 전 그는 히틀러의 강요에 의해 대통령, 수상 그리고 군 총사령관의 직책을 폐지했다. 이제 남은 것은 ‘영도자’ (Fuhrer)와 ‘제국수상’ (Reichskanzler) 직분뿐이었다. 그는 독일 군에게 국가가 아니라 히틀러 개인에게 충성을 하라고 명했다. 제3제국이 실제로 출발한 것이다.

나치는 1934년 오스트리아 수상을 살해하고 1938년 이 나라를 합병했으며 1939년 체코슬로바키아를 침범하고 폴란드에 진격하면서 서구 열방에 대항해 2차 대전을 시작했다. 또 동부로 전선을 넖혀 러시아를 침공한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전쟁이 확대되면서 히틀러의 행동은 점차 예측을 불허하는 미친 사람 같은 행동을 보인 것이다.

1940년대에 들어 그는 독일 군 총사령관으로 주로 동부전선 일선에서 지휘하는 일이 많아졌다. 며칠 간 뜬눈으로 새우며 전쟁을 지휘하던 그는 정신을 가다듬으려고 약물을 사용했다. 주로 각성제인 앰페타민이었다. 히틀러의 앰페타민 중독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려고 한다.

1944년 그의 통치하에서 독일 군이 패배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본 군부는 그를 폭탄으로 제거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독일 군에 의해 살해될 것을 항상 두려워했다. 실제 위험도 있었지만 한편 이렇게 남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암페타민 오용의 결과이기도 하다. 또 그는 말년에 잠을 자지 못하고 겨우 잠이 들면 무서운 환각에 의해 공포에 질려 잠에서 깨어나기 일쑤였다는데 이것도 앰페타민으로 인한 증상이기 쉽다. 말년까지 그는 아직도 자신만이 독일을 구한다는 신의 섭리를 믿었는지 적군이 수상관저 두 블록 정도 진격할 때 까지 항전하다가 자살하고 말았다.


정유석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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