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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영화의 장면들이 OST의 리듬을 탄다

‘베이비 드라이버’를 보고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 2004)’, ‘뜨거운 녀석들 (Hot Fuzz, 2007)’, ‘지구가 끝장 나는 날 (The World's End, 2013)’ 등 다소 황당한 코미디 영화로 유명한 영국의 B급영화 (자본에 종속되지 않아 자유로운 창작정신을 지닌 저예산 독립 영화) 감독이다.

그의 할리우드 데뷔작인 ‘베이비 드라이버’는 그의 이전 영화들과는 스타일이 사뭇 다른 케이퍼 무비 (강도영화)다. 그의 영화마다 함께 해온 영국의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 사이몬 페그와 닉 프로스트 콤비는 등장하지 않는다.

운전을 귀신같이 잘 하는 베이비 (안셀 엘고트 분)는 어린 시절 사고로 생긴 이명증 탓에 늘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전문털이범 닥 (케빈 스페이시 분)에게 진 빚 때문에 그가 설계한 범죄현장으로부터 강도들을 재빨리 벗어나게 하는 도주 전문 드라이버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빚을 다 갚고도 닥의 협박에 발을 빼지 못 하고 있을 때, 식당 웨이트리스인 데보라 (릴리 제임스 분)를 만나고, 곧 사랑에 빠진다.



범죄로부터 손을 씻고자 하는 주인공에게 사랑하는 여인이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그 이후엔 수많은 영화에서 익히 봐오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스토리가 펼쳐진다. 약간의 변주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환호를 받는 것은 35곡이나 되는 다양한 장르의 OST와 그 음악들의 리듬에 따라 펼쳐지는 액션들 때문이다.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첫 카체이싱 장면부터 커피를 사오는 장면을 비롯해, 총격전 등 많은 장면들이 삽입 음악들의 리듬을 타고 있다. 음악과 액션이 결합된, 거의 새로운 개념의 영화를 창조해낸 것이다.

또한 화려한 연기진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다이버전트’ 시리즈 (2014~2017)와 ‘안녕, 헤이즐 (The Fault in Our Stars, 2014)’에서 셰일린 우들리를 받쳐주는 밋밋한 역할에 그쳤던 안셀 엘고트가 자기에게 꼭 맡는 역을 만나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 주고,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케빈 스페이시와 제이미 팍스가 변함없는 연기력을 과시하며, ‘매드 맨’ 시리즈 (2007~2013)의 존 햄과 멕시코의 미녀 가수 에이사 곤살레스가 ‘보니와 클라이드’를 연상시키는 커플 역을 멋지게 소화하고, ‘신데렐라 (2015)’의 릴리 제임스가 데보라 역을 맡아 당찬 연기를 보여준다. 영국에서 늘 함께 하던 사이몬 페그와 닉 프로스트의 부재는 아쉽지만, 그 부재를 충분히 대체할 만한 진용이다.

영화 제목 ‘Baby Driver’는 Simon & Garfunkel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다. 이 곡은 엔딩 크레딧에 사용된다.



최인화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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