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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과학자의 세상 보기]불주사(BCG)와 당뇨병 (2)

당뇨병 (Diabetes)은 혈액내 포도당(혈당) 농도조절에 장애가 생기는 질병이다. 이 병은 현대인에게 있어서 가장 심각한 만성질병이며 선진국일수록 환자가 많다. 1형이 대략 10% 가까이 차지하고, 90% 정도를 차지하는 2형, 그리고 임신성당뇨병 등이 있다. 1형과 2형은 혈당이 높아지며 그 결과로 심각한 합병증들이 생긴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당뇨병이란 이름을 공유하고 있지만 병리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병이나 마찬가지이다. 당뇨병은 얼핏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복잡하고 무서운 질병이며 아직도 정확한 발병기작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인류가 이룩한 눈부신 과학기술발전에 힘입어 최근 몇천 년간 우리의 삶은 급속도로 달라졌다. 식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지금부터 약 1만 년 전 농업이 ‘발명’되면서부터 인류가 탄수화물을 훨씬 많이 섭취하게 되었고 우리몸이 이에 대처하지를 못하면서 당뇨병이 생긴거라는 주장도 있다. 불행히도 현재로서는 치료방법이 없어 지속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환자가 4억 명에 달하고 이에 대한 의료비용이 미국에서만 무려 2500억 달러, 전 세계적으로 6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바로 인슐린이다. 2형 당뇨병은 몸에서 인슐린은 만들어지는데 이에 대한 안테나 역할을 하는 수용체에 문제가 생겨 혈당조절이 않되는 병이다. 이에 반해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아서 생긴다. 1형 당뇨병의 원인으로는 자가면역질병(Autoimmune Disease)설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우리 몸을 지켜주는 면역세포들이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세포를 적으로 오해해 파괴한다는 것이다.

지난번에 소개했던 드니즈 포스트먼 (Denise Faustman) 박사팀이 연구하고 있는 것이 바로 1형 당뇨병의 치료방법이다. 포스트먼 박사 연구팀은 결핵예방백신 (BCG)을 당뇨병에 걸린 쥐와 소수의 환자에게 투여하자 면역반응이 개선되었고 1형 당뇨병 환자에선 완전히 없어지는 것으로 여겨졌던 췌장의 인슐린 생산세포가 재생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는 최근에 발병 또는 진단된 환자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투병해온 환자들에게도 치료가 가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결과에 고무된 포스트먼 박사팀은 현재 150명의 환자가 참여하는 5년간의 임상실험에 돌입하였다. 백 년이 넘게 사용되어온 BCG는 그만큼 안전하고 가격도 무척 싸다. 결핵병이 워낙 드문 미국에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한국사람이라면 어렸을 때 다 맞는다 - <불주사> 를 기억하시는지? 이들이 연구하고 있는 BCG치료법은 1형 당뇨병 외에 다발성 경화증 (Multiple Sclerosis) 같은 자가면역질병에도 흥미로운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포스트먼 박사의 연구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BCG가 시장성이 전혀 없는 싼 약재라 큰 제약회사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연구가 파격적이다 보니 비판적인 시각 또한 많았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데에도 어려움이 컸다. 다행히 <리 아이아코카 재단> 이 연구에 큰 도움을 주었다. 자동차업계의 전설인 아이아코카가 부인을 1형 당뇨병에 잃고 그 연구를 증진하기 위해 설립한 재단이다.

몇 년 전에 한국과 일본에서 있었던 일처럼 과학자의 자격이 없는 이들이 과장하고 조작한 연구결과 때문에 환자와 환자가족들이 근거 없는 희망을 갖는 일이 있어선 않된다.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않은 치료방법이 환자에게 주어져서도 않된다. 현재까지는 아주 소수의 환자만이 테스트되었으며 BCG가 당뇨병에 보여준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았고 또 긍정적이라는 연구결과의 분석도 당뇨병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해석에 문제가 있었다는 등 논란이 치열하다. 포스트먼 박사 본인도 지금까지의 연구결과가 희망을 주는 것은 맞지만 ‘완치(Cure)’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가 주도하고 있는 대규모 임상실험이 잘 검증된 좋은 결실을 맺기를 소망해본다.


최영출 (생명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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